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신장 경색(renal infarction) 진단을 받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한국인 투수 김광현(32)은 올 시즌 안으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조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희망적"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리 쉽지 않은 문제다.
무리하게 복귀를 추진할 경우 더 큰 문제를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김광현이 통증을 호소한 건 지난 5일(한국시간)이다. 원정 경기를 위해 방문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숙소에서 오른쪽 복부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신장 경색 진단을 내렸다. 신장 경색은 신장으로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김광현은 간헐적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생성 문제로 인해 신장경색 증상이 나타났고, 이에 피를 맑게 해주는 혈액 희석제 등 약물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통증은 잡혔고, 김광현은 6일 퇴원했다. 약물치료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구단은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입장이다.
모젤리악 사장은 6일 김광현의 시즌 내 복귀 전망을 묻는 말에 "희망적"이라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 김광현의 약물치료 과정과 추이를 살펴본 뒤 복귀 시점을 정할예정"이라고 말했다.
모젤리악 사장이 '희망적'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팀 전력 차원에서 김광현의 복귀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5일까지 14승 15패 승률 0.48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승률 8위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각 승률 순위 8위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데, 세인트루이스는 그 경계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시즌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으로 맹활약한 김광현의 이탈은 세인트루이스에 큰 타격이었다.
다행히 김광현의 통증은 잡혔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김광현의 이른 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초반 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남은 일정 동안 많은 더블헤더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규시즌은 이달 28일 종료하는데, 김광현의 복귀가 절실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의료진 소견을 듣고 김광현을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하기도 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이 단축되면서 부상자 명단 제도를 10일짜리와 45일짜리로만 운용하고 있다.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는 것은 올 시즌 안으로 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김광현의 부상자 명단 등재는 지난 선발 등판 직후인 3일로 소급 적용됐다.
이에 따라 김광현은 12일부터 시작하는 신시내티 레즈와 3연전부터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
최대한 빨리 회복한다면 일주일 정도 몸을 추스른 뒤 등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구단 전력 측면에서 볼 때 김광현의 이른 복귀는 좋은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김광현 본인에겐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자세가 필요하다.
모젤리악 사장에 따르면,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부터 혈전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전부터 관리하던 혈전 문제가 응급실에 이송될 만큼 큰 통증으로 번진 것이다. 이런 문제를 작은 질병으로 간과했다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광현의 이른 복귀 가능성이 단순히 희소식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