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편집국 25시] 재선 때 약속

[송은범의 편집국 25시] 재선 때 약속
  • 입력 : 2020. 09.17(목)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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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일반고 전환 모형을 선정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이 시끄럽다.

이번 공론화는 교육부가 전국에 있는 외고를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즉 제주외고가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니, '제주시 동지역 이전 및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 할지, '현재 위치에서 읍·면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 할지를 정하자는 것이다.

취지는 훌륭했지만 그 과정은 논란이 됐다. 공론화 청구 조건이 성립됐는지부터 '신제주권 고교 증설'이라는 교육감의 공약 때문에 답을 미리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등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제주외고 학부모들이 법원에 공론화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기에 도교육청의 '불통'이 불을 더 지폈다. 학부모들은 공론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교육청 기자실 브리핑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공개할 수 없다' 등의 답변만 늘어놨다. 심지어 공론화의 핵심 절차인 '도민참여단 토론회(8월 22일)'는 나흘 뒤에서야 "연기됐다"고 발표한 도교육청이다.

결국 이석문 교육감이 '완급조절'을 지시하면서 공론화 절차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갈등은 이미 깊어졌다.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이석문 교육감이 초선 때 지적된 '불통'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이제라도 되뇌이길 바란다. 그래야 제주외고 외에 사립학교 개혁, IB교육 등 주요 추진 정책이 힘을 받지 않겠는가. 물론 선거를 도왔던 인물들을 지금까지 돌려쓰고, '도민만 바라보겠다'는 약속을 손바닥 뒤집 듯 바꾸며 '피노키오'라는 별명을 듣는 어느 정치인보다는, 직접 진화에 나서는 교육감이 낫다고 본다. <송은범 교육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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