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야자 제주 도심서 사라지나

워싱턴야자 제주 도심서 사라지나
제주시, 30여년전 심은 나무 강풍에 꺾이며 수종갱신 추진
자문위원회에서 동 지역 단계적 수종 교체에 공감대 형성
도시림조성·관리심의위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예산 확보
  • 입력 : 2020. 10.11(일) 14:51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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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제주시 가령로 워싱턴야자. 한라일보DB

사라진 제주시 가령로 워싱턴야자. 한라일보DB

제주시 거리 곳곳에 심어져 이국적 풍경을 연출해온 워싱턴야자 가로수가 단계적으로 다른 수종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심어진지 30년이 지나 키가 10m 안팎까지 훌쩍 자란 워싱턴야자는 고령화로 태풍 등 강풍 때 상단이 부러지며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 우려되는데다, 전선에 닿아 정전피해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어서다. 아열대식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지만 제주에선 안전 문제로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11일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야자 수종갱신위원회를 열어 제주시 동 지역에 가로수로 심어진 워싱턴야자를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제주시 공항로와 함덕해수욕장 일대 워싱턴야자는 유지하기로 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조만간 제주도 도시림 등의 조성·관리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되면 내년부터 단계적인 교체를 위해 가로수 수종갱신 사업비를 반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가로수를 연속해서 10그루 이상 교체하거나 100m 이상 구간에 신규 식재할 때는 도시림 조성·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돼 있다.

 제주시 도로변에는 1980년대 삼무로를 시작으로 워싱턴야자가 가로수로 식재돼 현재 총 20개 노선에 1165그루(동지역 933그루, 읍면 232그루)가 남아있다. 이들 워싱턴야자 가로수는 평균 키가 8m를 넘으면서 태풍 내습 때 상단이 꺾이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7년에는 제주시와 한국전력 제주본부가 함께 동부경찰서에서 연삼로를 잇는 가령로 구간에 심어진 워싱턴야자 40그루를 뽑아내고 먼나무로 교체하기도 했다. 10m 높이로 자란 워싱턴야자가 고압선로에 얽혀 정전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1단계 개발지역에서는 1980년대 초반엔 심은 워싱턴야자 280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2018년 제주를 관통한 태풍 '솔릭'과 '콩레이'의 영향으로 100여그루가 부러지자 안전을 우려해 지난해 7월 모두 베어냈고, 논란끝에 연말 먼나무와 종려나무를 대신 심기도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10m 안팎 높이로 자란 워싱턴야자가 태풍 등 강풍에 자주 부러지는데다 냉해가 반복되며 날카로운 잎이 떨어져 강풍으로 타고 날아다니면서 안전도 우려된다"며 "워싱턴야자를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는 안건이 제주도 도시림 조성·관리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제주여건에 맞는 가로수 수종을 선정하고, 내년과 내후년 수종갱신사업비를 단계적으로 반영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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