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 사장 임용후보자가 결정됐는데도 제주자치도와 의회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한달 가까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달 18일 박홍배 사장 후임으로 고은숙 제일기획 자문위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제주자치도는 내정 사실을 발표하며 신원조사 후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자치도는 12일까지도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도의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와 의회에서는 "조율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속 내는 복잡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내정 발표후 10월 의회 일정 등을 감안, 행정사무감사 이전에 인사청문회를 개최해줄 것을 협의했지만 의회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요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의회에서는 제주자치도가 인사청문요청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청문 일정을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꼴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내정된 고 후보자가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으로 원 지사의 대권행보용 임명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양측이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제주자치도에서는 원 지사가 대권행보를 펼치는 상황에서 고 후보자의 인사청문을 통해 부정적인 얘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하면서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반면 도의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 이후로 청문 시기를 늦춰 고 내정자의 대외적인 보폭을 줄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해 낙마 여론까지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공직 임용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부적절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원희룡 지사가 잇따라 임명하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회의감도 나오면서 제주도에 대한 압박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제주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늦어지면서 제주관광공사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까지 행정사무감사 등이 이어져 10월 이내 인사청문 일정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제주관광공사는 박홍배 사장의 임기가 마무리되자 12일 현창행 상임이사을 직무대행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