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세미떡과 감저메밀범벅. '모슬포 추억의 밥상 레시피'로 소개된 음식들이다.
50~70대 여성 8인 육성으로
음식 이야기와 레시피 소개대정오일장 연계 체험 계획
60대 초반인 고희선씨. 어릴 적 밥상에 올라오던 반찬들은 죄다 '멜'(멸치)이었다. 아침 일찍 옆집 '삼춘'이 가져온 멜로 그의 어머니는 국을 끓이고, 지지고 말려서 볶고, 튀김까지 했다. 남은 멜은 소금에 버무려 멜젓을 만들었다. 고씨는 그 시절을 냄새로 기억해내며 어머니를 도와 갖가지 멜 음식을 만들던 그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사시사철 잡히는 신선한 해산물을 실은 배가 들어오던 모슬포항을 품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 지역. 이곳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음식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서귀포시 대정읍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펴낸 '모슬포 추억의 밥상: 옛날엔 영 먹었주'다. 대정읍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대정어머니들의 에세이집'으로 음식을 중심으로 대정 사람들의 생활사를 담았다.
'대정의 식품산업사와 시장'으로 열리는 이 책은 '향기로운 대정사람, 사람 향기 가득한 대정 밥상', '모슬포 사람들의 추억의 레시피', '대정오일장탐방 쿠킹클래스'로 짜여졌다. 대정오일장, 모슬포중앙시장 등 대정 사람들의 주요 식재료가 나오는 경로를 탐색한 뒤 고희선, 김은정, 양순선, 유경자, 이연지, 이영실, 이원자, 이춘심씨 등 나이 50~70대 여성들의 육성으로 대정 음식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들은 '모슬포 추억의 밥상 레시피'도 소개하고 있다. 보말메밀부침개, 보말죽, 제주식 콩국, 감저메밀범벅, 마른멜지짐, 메밀세미떡, 몸국 등을 만드는 법을 안내했다. 요리 사진만이 아니라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도 더해졌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베지근연구소 김진경 소장을 비롯 고선희·김윤영·서모란·이지은씨가 두 달 동안 '대정어머니'들과 함께 했다.
대정읍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앞으로 이번 에세이집을 일반에 공개해 대정의 식문화를 알리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마을관리협동조합에서 별도 인력을 양성해 대정오일장 탐방과 쿠킹클래스 체험관광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매품. 연락처 79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