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형 건설 사업에 대한 전문 기관의 환경 영향 검토 사항이 일부 누락돼 절차가 진행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주도 담당 부서가 전문 기관의 개발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원문 그대로 이해 당사자인 사업자 측에 보내 공정성 의심도 사고 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서귀포시 송악산 인근에 계획된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등 총 8개 사업의 검토 의견 작성 시 이해 당사자인 사업자 측이 관여한 것이 명백해 제주도 관련 부서 협의기관 검토 의견 작성에 공정성을 의심받게 했다고 13일 밝혔다.
도 감사위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 시에 전문기관 등에서 제출한 검토의견(원문)을 제시하고 공개 범위를 확대해 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하라면서 도 담당 직원에 대한 훈계 조치를 요청했다.
도 감사위 조사에 따르면 A 개발사업 사업자의 2014년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하 KEI)이 '매우 수려한 자연경관은 공공의 자산이며 개인이 독점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므로, 자연경관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개발계획은 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전문 기관 검토 의견을 도에 밝혔다.
하지만 도 관련 부서는 '개발계획이 적정하지 않다'는 KEI의 검토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심의위 등에 넘겼다.
또 도 담당 부서는 개발사업 사업자 측(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에 KEI 검토 의견을 원문 그대로 제공했고, 결국 대행업체가 KEI의 검토 의견을 항목별로 수정, 재작성해 심의위에 넘기도록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도 담당 부서는 2015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제출된 다른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로 KEI의 지하수 수위 영향에 대한 검토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다음 절차로 넘어갔다.
도 담당 부서는 개발 사업자 측이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검토 보완서를 조속히 작성하기 위해 KEI 검토 의견서 제공을 요청함에 따라 KEI 검토의견을 송부했지만, 개발 사업자 측이 전문 기관의 검토 의견을 대신해 작성하거나 작성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오해가 발생했다고 도 감사위에 반론했다.
이번 도 감사위의 감사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감사를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사업자 측이 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 작성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면서 도가 관련 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또 "환경영향평가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도와 사업자 간의 행정 문서가 아무렇게 오고 갔으며 또 검토의견이 제멋대로 작성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도 감사위의 처분 내용이 담당 직원에 대한 훈계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그 자체로 끝나게 됐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