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권무일의 ‘제주 표류인 이방익의 길을 따라가다’

[이 책] 권무일의 ‘제주 표류인 이방익의 길을 따라가다’
200여 년 뒤 되밟은 표류 노정 생생
  • 입력 : 2020. 12.04(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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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복건성에서 절강성으로 향하는 동안 이방익 일행이 거쳤을 선하고도 선하관.

표착지 대만 팽호도를 출발
송환 경로 따라 차례로 탐방

공동 연구 등 지속 교류 필요


2017년 '평설 이방익 표류기'를 냈던 제주 권무일 작가가 200여 년 전 노정을 직접 발로 누볐다. '제주 표류인 이방익의 길을 따라가다-중국답사기'에 그 여정이 담겼다.

이방익(1757~1801)은 1796년(정조 20) 9월 일행 7명과 제주 연안에서 풍랑에 떠밀려 16일 만에 팽호도에 닿았고 중국을 거쳐 9개월여 뒤 귀국했다. 해난 사고인 표류는 뜻밖의 견문 기회였다. 북경에 한정되었던 조선 선비들의 경험담에 비춰 이방익의 송환 경로에 놓인 곳은 또 다른 중국의 얼굴을 보여줬다. 정조가 연암 박지원을 불러 이방익의 행적을 글로 엮으라고 주문한 배경이다.

이번 답사는 이방익 표류기가 실린 한글 '표해록', 기행가사인 '표해가', 연암이 정조에게 바친 '서이방익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2018년 이방익 일행의 표착지인 대만 팽호도를 시작으로 중국 복건성, 절강성, 강소성 등 지난해까지 두 차례 진행됐다. 그 길에 심규호 전 제주국제대 교수, 한라일보 취재팀이 동행했고 당시 제주중국총영사관 펑춘타이 총영사는 제주발 중·한 문화교류의 발판으로 이 사업을 지원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주한 현장은 질문과 과제를 던졌다. 팽호도의 습속은 제주와 매우 닮았고 향후 공동 연구 필요성이 제기됐다. 복건성에서는 고려와 송나라에 이은 한·중 두 나라의 끈끈한 인연을 다시 새겼다. 절강성으로 향하는 선하고도는 기록상 우리나라에서 이방익이 처음 디딘 곳으로 중국의 영토와 민족의 통합, 인구 이동의 관점에서 중요한 지점이었다.

이방익의 발자취를 더듬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양자강을 거슬러 동정호에 갔다는 이방익의 기록을 확인하는 일이 남았다. 탐방단과 별개로 북경을 방문한 내용을 더해 이번 중국 답사기를 펴낸 권 작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 대충 보아 넘긴 곳, 나중에 문헌을 들추다 깨달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 틈나는 대로 이방익의 길을 더 찾을 것"이라고 했다. 평민사. 2만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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