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인류무형유산 등재.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하는 불교 행사인 '연등회'(Lantern Lighting Festival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16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5차 회의에서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이번 회의는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정책에 따라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강릉 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 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 해녀 문화, 씨름에 이어 연등회까지 2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보유국이 됐다.
위원회는 등재 결정문에서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 온 포용성으로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밝히고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고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특히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하는 모범사례로 높이 평가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18년 3월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019년 등재신청서 양식 변경에 따라 수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로부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으며 등재가 확실시됐다.
연등회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음력 4월 8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하는 불교 행사로,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춰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의미가 담겨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경문왕 6년(866)과 진성여왕 4년(890)에 '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이 있어 고대부터 전통이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등회는 2012년 국가지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고, 이후 중심 보존단체인 연등회 보존위원회가 전통등 제작 강습회 등을 열어왔다.
연등 법회와 행렬, 회향 등으로 구성되는 연등회는 종교 행사로 시작됐으나 오늘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철 축제로 발전했다. 연등회 때는 대나무, 한지 등으로 연등을 제작해 사찰과 거리를 장식하고 행렬을 진행한다.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전승교육을 실시하고 지역봉축위원회와 연계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박상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은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연등회를 중요한 유산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연등회가) 인류 전체의 창의성과 문화 다양성을 잘 보여 주는 유산이라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등재 의미를 설명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연등회 등재 확정 직후 무형유산위원회 온라인 회의를 통해 의장 및 위원국 등에 감사를 표하고 "유네스코 유산 등재가 국가 간 이해 증진과화합의 계기가 되어야 하나, 최근 그렇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등회의 화합과 상호이해의 정신이 여러 국가에 공유돼 국가 간 갈등 해결에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문화재청과 외교부, 연등회 보존위원회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협력해 이뤄낸 성과로, 올해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국 당선에 이어 무형유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과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우수한 전통문화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에 따라 문화 다양성과 인류 창의성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가 올해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한국의 탈춤'은 2022년에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