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의 건강&생활] 범죄 피해자 보호 위원회

[강준혁의 건강&생활] 범죄 피해자 보호 위원회
강준혁 한의사
  • 입력 : 2020. 12.23(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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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행위로 피해를 당한 당사자나 가족, 나아가서 범죄 피해 방지 활동 및 구조 활동 중에 피해를 당한 사람을 범죄 피해자로 규정하는데, 검찰, 경찰청에서 담당 부서가 있어 피해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되고, 각 경찰서에서는 피해자 보호 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통해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서귀포경찰서 범죄 피해자 보호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본업이 한의사라 범죄 피해자의 신체적, 심리적 치료를 위해서 상담을 하고 한의약 치료를 지원 해주고 있다.

일선에서 느끼는 범죄 피해자들의 호소를 듣다보면 정신적,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정말 심하다는 것을 체감 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당사자는 신체적인 충격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고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고통을 겪는 것도 흔하게 경험하게 된다.

몇 케이스를 들어보면, 범죄피해로 머리를 심하게 맞아서 오랜 기간이 지났는데도 날씨가 궂으면 두통이 더 심해져서 일상생활 유지가 힘들다는 경우가 있었다. 한의학에서는 어혈(瘀血)로 보고 어혈을 없애주는 처방과 통증을 경감시키는 침 치료를 병행하며 치료한 경우가 있었다.

대개 외상으로 인한 상처가 겉으로는 나아졌다 해도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통증이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그 피해를 당한 정신적 충격이 가시지 않고 계속 남아서 불안감과 공포심으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한 케이스는 신체적으로 폭행을 당한 건 아니였지만, 협박이나 공갈로 인해 정신적인 충격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든 경우도 있었다.

일선 경찰서에서 해결을 해줘도 또 다시 보복성으로 위협을 가하고 주위에서 자꾸 괴롭혀서 그 충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다.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는 처방을 해주면서 그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 경찰서 담당자에게 그 상황을 다시 얘기해주고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고통을 전한 적도 있었다.

얼마 전에 상담한 케이스는 택시 기사인데, 택시 승객에게 폭행을 당해서 신체적인 충격도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상태였다. 한의학에서는 심주신(心主神)이라 해서 정신적인 상태를 심장이라는 장기가 주관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각은 뇌에서 하지만 정신세계를 주관하는 장기는 심장이 주관하는데, 우리가 큰 슬픔이나 충격을 경험하고 나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는 말이 그걸 받아들이고 생각 하는건 뇌이지만 느끼고 묻어두는 건 심장이라서 가슴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예전부터 써 왔던 것이다.

처방의 근본은 심장을 안정시키거나 심장의 화를 내려주는 쪽으로 처방을 해주고 다시 그런 범죄가 재발 되지 않도록 가해자가 보복을 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안 들도록 관련 경찰서에 다시한번 부탁을 하는 쪽으로 치료를 병행했다.

범죄피해자 보호위원회 활동 중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비단, 육체적 정신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주변에서 다시 범죄의 재발생을 방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보호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것을 위해서도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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