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성산일출봉 주변 유채꽃밭을 찾아 갔는데 도로변에 제2공항 관련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었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경쟁하듯 신호등 사거리는 물론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도로 곳곳마다 걸렸고 같은 성산마을에서도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는데 같은 마을사람끼리 서로 갈등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
갈등이란 어원은 칡(葛)과 등나무(藤)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데 칡은 오른쪽(우파) 등나무는 왼쪽(좌파)방향으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같은 나무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가 얽히고 목을 조르면서 그야말로 사생결단을 낸다는 것이다. 사회는 의견대립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갈등이 사회발전에 기여했다고 본다. 하지만 갈등이 너무 지나치면 그에 따른 엄청난 인명피해와 사회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기도 한다.
제2공항은 도민 2000명과 성산지역주민 500명을 설문조사하여 결정 한다고 하는데 원래는 도민전체가 참여하는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게 맞지만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 때문이라면 2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수용해야 된다고 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복하여 5년여를 끌어온 갈등이 해결됐으면 하고 행정당국은 하루빨리 준비해야 하겠다. 반대가 많이 나오면 해저터널 건설이나 대형 여객선을 운항하는 것도 검토하고 찬성이 많으면 환경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곳곳 지하에 산재되어 있는 동굴들과 희귀종 동·식물 보호대책이 우선 마련되어야 하고 토지수용 등으로 정체성을 잃을 주민들의 고충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문석부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