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편집국 25시] 제2공항과 김도영

[김도영의 편집국 25시] 제2공항과 김도영
  • 입력 : 2021. 02.25(목)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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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시절 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유독 길었다. 탑승할 비행기는 당연하다는 듯 지연되고 공항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혼잡한 시간대의 비행기를 선택한 나의 문제였을까? 제주도에 또 하나의 공항이 생길 수도 있다는 뉴스를 듣고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비행기는 이런 이유로 지연돼 언제 출발하겠습니다." 이런 안내방송은 듣지 않아도 될 테니까.

제주시민으로 살고 있다. 생각보다 비행기를 탈 일은 많지 않다. 더구나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도 있었다. 물론 개인마다 삶의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나의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한편 그런 생각도 들었다. "굳이 2개의 공항이 필요할까?"

김도영의 마음은 이렇게나 간사하다. 나는 내 상황에 따라 A라는 의견을 가졌다가 B라는 생각도 가졌으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C나 D라는 견해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8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체 도민은 반대가, 성산읍 주민은 찬성이 많았다. 여론조사 전부터 각자의 입장과 의견에 따라 목소리를 냈던 이들은 결과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찬·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두의 상황은 이해와 존중을 받아야 한다.

제주도는 지난 23일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하루 앞선 22일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해 환경부의 입장을 물어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행정과 정부가 서로 떠넘기기라도 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동안에도 여론은 갈등하고 있다. 제2공항을 건설하든 건설하지 않든 그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은 결국 제주도민이다. 더 이상의 표류는 위험해 보인다. 갈등을 봉합하고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김도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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