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 통합브랜드 외면, 이럴 수 있나

[사설] 감귤 통합브랜드 외면, 이럴 수 있나
  • 입력 : 2021. 03.15(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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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의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이 출시 6년에도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각 지역농협이 자체 브랜드사용을 고수하고, 사실상 농협 주도로 탄생한 통합브랜드를 기피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감귤 경쟁력이 날로 추락하는 현실에서 통합브랜드 활성화에 '암초'를 만난 격이라 큰 문제다.

'귤로장생'은 지난 2015년 제주농협 주도로 각 조합에 40여개로 난립한 개별브랜드 사용 혼란을 막고, 통합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졌다. 연구용역과 각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탄생한 '귤로장생'은 비파괴선별기를 거친 감귤을 등급별로 3가지(명품·프리미엄·일반)로 나눠 출하된다.

그러나 출시 6년째인데도 '귤로장생' 출하 물량이 예상외로 적다. 연도별 농협 계통출하 감귤중 귤로장생 출하량은 2017년 17만2650t 중 7892t, 2018년 19만4220t 중 3만44t, 2019년 19만2158t 중 1만5624t 등에 불과하다. 농협이 귤로장생 출하 목표량까지 부여하며 실적관리했지만 나아지지 않아 더 우려스럽다.

통합브랜드 기피는 산남지역 중심으로 오래 인지도를 쌓아온 일부 조합 자체브랜드가 도매시장서 더 호평을 받아서다. 통합브랜드 초기 3년간 조합 자체 브랜드를 병행 사용하고, 점차 귤로장생 브랜드로 유도한다는 구상이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그간 귤로장생 브랜드 사용이 활성화됐다면 가격지지 효과를 충분히 거뒀을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제주감귤 대표 통합브랜드까지 출시해 놓고 '유명무실'하도록 둬서야 되겠는가.

최근 감귤값 폭락으로 위기를 맞는 상황에 통합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는 현실을 중시해야 한다. 농협은 통합브랜드의 의무 사용, 기존 조합 브랜드 구조조정 등 브랜드 전반의 문제점 개선에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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