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홍양숙 명인 정동벌립전… 생의 희로애락을 겯다

제주 홍양숙 명인 정동벌립전… 생의 희로애락을 겯다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 3월 19~5월 19일
댕댕이 덩굴 이용 정동벌립장 전승교육사로 44년 경력
"작품 제작의 고통 엄청나지만 완성 후 얻어지는 기쁨"
  • 입력 : 2021. 03.18(목) 14:0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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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숙 명인이 제작한 정동벌립.

댕댕이덩굴을 일컫는 제주 방언인 '정동'으로 만든 제주도 전통 모자 정동벌립. 패랭이와 비슷한 모양의 정동벌립은 여느 모자처럼 비를 피하거나 햇빛을 막기 위해 썼다. 정동벌립의 제작은 제주시 한림읍 귀덕1리 성로동에서 집중되어 왔다. 1930년대만 하더라도 성로동 안에 '정동벌립을 겯는 곳'을 의미하는 '벌립청'이 7곳이나 있었다고 한다.

제주도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정동벌립장 전승교육사(옛 전수교육조교)이자 정동공예 대한명인인 홍양숙씨도 귀덕리 출신이다. 홍양숙 명인은 큰아버지인 홍만년 보유자에게 기능을 전수 받았다.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특선 등 각종 공모전에서 40회 수상 경력이 있고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 전시·시연을 이어온 그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이달 19일부터 5월 19일까지 두 달 동안 제주에서만 확인된다는 댕댕이덩굴 이용 전통 공예인 정동벌립의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를 연다. 돌문화공원 개원 15주년을 기념해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으로 마련한 '홍양숙 정동벌립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정동벌립 기법으로 엮은 전통모자, 생활용품 등 70 여점이 나온다. 정동벌립에 매달린 지 올해로 44년이 되는 홍 명인이 직접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골라 선보인다.

홍양숙 명인이 제작한 정동물구덕·물허벅

홍양숙 명인은 전시에 부친 글에서 정동벌립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이는 엄청난 괴로움 한편에 완성으로 얻어지는 기쁨을 털어놨다. 오로지 두 손과 몇 개의 소도구로 하는 수공예여서 손가락마디 연골이 닳고, 손톱은 시도 때도 없이 부러지고, 허리와 무릎은 비명을 지르지만 정동벌립이 완성되었을 때는 고통의 자리를 채우고도 남는다고 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정동벌립으로 엮어 온 홍 명인은 "어릴 때부터 병약한 체질이었지만 정동줄기만 잡으면 아픈 줄도 모른 채 밤샘 작업하기 일쑤였다"며 "저를 정동벌립이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의 710-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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