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인증 없는 '군대판 고발앱' 생긴다

실명인증 없는 '군대판 고발앱' 생긴다
국방부, '휴대전화 제보' 계기 추진…전문업체에 위탁 검토
  • 입력 : 2021. 05.07(금) 15:08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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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용하는 병사. 연합뉴스

익명으로 내부 고발이 가능한 '군대판 고발앱' 개설이 추진된다.

 국방부는 7일 오전 서욱 장관 주관으로 개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결과 "신고자의 익명성이 보장되고 장병이 휴대전화 앱 기반으로 접근 가능한 별도의 신고 채널 신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고자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군과 완전히 독립된 공익신고 관련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앱을 내려받아 나중에 진정을 할 때 굳이 자기 이름(실명인증) 필요 없이 번호를 부여받아서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다"면서 "각 군과 협의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그런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와 별개로 신상공유가 필요한 개인고충상담 등과 관련해서는 '국방헬프콜' 중심으로 접수를 하되, 민원 처리 시 일선 부대뿐 아니라 국방부와 각 군간협업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최근 병사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제보를 통해 코로나19 과잉방역·부실급식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이제는 군에서도 영내 민주화와 소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 데 따른 조처다.

 실제로 기존에도 군내에 여러 가지 고충처리 통로가 존재하긴 했지만, 이번에 '외부 폭로'가 잇따른 건 그만큼 그간 군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년 7월부터 복무 중인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달라진 병영 문화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서욱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자기계발 여건을 마련해주는 한편, 우리 군의 인권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휘관들에게 군내 고충처리 체계와 장병들의 처우 개선, 진정성 있는 현장 소통을 당부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도 지난 1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병사 휴대전화 제보와 관련해 "문제가 과거처럼 은폐되거나 숨겨져 곪아가는 것보다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할 수 있는 여건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조성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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