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꺼내 세척하고 그늘에서 건조
시원한 바람 안 나온다면 냉매 부족
끄기 전 '송풍' 운전으로 습기 제거
지난 15일 제주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0.5℃를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는 평년 기온보다 8℃ 정도 높은 수치였다.
기상청 2021년 여름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여름도 어김없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으며, 7~8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를 대비해 에어컨 점검과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에어컨 필터 세척부터=지난 여름 이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에어컨 내부에는 곰팡이균,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에어컨 점검의 시작은 필터 청소이다. 에어컨은 형태에 따라 스탠드형, 벽걸이형, 시스템 에어컨 등 다양하다. 가장 정확한 필터 분리 방법은 각 제품별 설명서를 참고하면 된다. 스탠드형은 제품 뒷면이나 측면 커버를 분리한 뒤 필터를 꺼낼 수 있고, 벽걸이형은 커버를 위로 들어 올려 필터를 꺼내는 제품이 많다. 시스템 에어컨은 중앙의 흡기구를 분리하면 필터를 꺼낼 수 있다.
분리한 필터는 흐르는 물에 솔을 이용해 살살 문지르며 씻어낸다. 곰팡이가 생겼거나 오염이 심한 경우에는 중성세제나 베이킹 소다를 푼 미지근한 물에 담가 뒀다가 씻어낸다. 세척한 필터는 해가 들지 않는 그늘에서 충분히 말려야 한다. 햇빛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 필터 주변의 플라스틱 부분에 변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기를 빨리 제거하기 위해 너무 과격하게 털 경우 필터의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 항균, 미세먼지 차단 등 특수 필터가 포함된 제품은 필터 세척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지, 교체를 해야 하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냉매가 없다면 보충해야=작년 여름 아찔한 기억이 있다. 에어컨을 처음 가동했는데 찬 바람이 아닌 미지근하거나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설치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무슨 문제인 것인지 난감했다. 냉매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신청해 기사가 방문했는데 단순히 냉매가 없다면 보충하면 되지만 혹시 연결된 관의 중간에서 새는 것이라면 공사가 커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 하필 천정에 매립된 에어컨이라 뜯어낼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다행히도 며칠간의 점검 끝에 실외기와의 연결부위가 풀려 냉매가 유출된 지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었다.
에어컨을 냉방으로 가동해도 찬 바람이 나오지 않을 때는 냉매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통해 점검을 받고 냉매를 보충하면 된다.
또한 실외기 점검도 중요하다. 실외기 주변에 나뭇잎이나 잡초가 있다면 제거해야 하고 물건이나 짐을 쌓아두었다면 원활한 흡기를 위해 이동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실외기와 에어컨을 연결하는 관이 꺾이거나 풀리진 않았는지, 에어컨을 작동했을 때 배수가 잘 되는지도 확인한다.
▶전기도 아끼고 오염도 막는 에어컨 작동법=시원하게 에어컨을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전기요금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대다수의 인버터에어컨의 경우 에어컨 작동을 시작할 때 가장 낮은 온도로 설정해 강하게 30분 정도 가동하고 이후 적정 온도로 높여 바람의 세기를 줄이며 작동시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또한 켜고 끄는 것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켜 두는 것이 효율면에서도 좋고 전력 사용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냉방 사용 후 에어컨을 끌 때는 바로 전원을 끄지 않고 '송풍' 운전으로 30분 정도 작동해 에어컨 내부에 남은 습기를 말리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나 세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날씨가 습할 때는 30분 이상 송풍 하는 것도 좋다. 자동차 에어컨도 마찬가지로 목적지에 도착하기 5~10분 전에 A/C 모드를 끄고 송풍을 통해 에어컨 내부 습기를 말려주는 것이 관리 방법이다.
▶"사전점검 신청해 무료로 준비하세요"=LG전자는 이달 말까지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LG 휘센 에어컨 사용 고객은 LG전자 서비스 고객상담실(1544-7777)을 통해 사전점검을 신청하면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로 필터 상태나 리모컨 배터리 용량 등을 확인하는 자가점검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자가점검 후 전문가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엔지니어 방문을 신청하면 된다. 출장비를 포함한 기본 점검비는 무료이지만 부품 교체나 냉매 주입 등 필요한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내달 11일까지 삼성전자서비스 컨택센터(1588-3366)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점검 신청을 받고 있다. 부품비를 제외한 출장비와 수리비는 무료다. 김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