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愛 빠지다] (2)아이 위해 이주 이준규·이혜란 부부

[2021 제주愛 빠지다] (2)아이 위해 이주 이준규·이혜란 부부
“제주는 우리 가족에게 준 축복의 선물”
  • 입력 : 2021. 06.28(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세 아이와 함께 행복한 제주살이를 이어가고 있는 이준규(오른쪽)·이혜란씨 부부.

서울서 바쁜 회사생활 멈추고
아이와의 시간 위해 제주행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 이후 줄곧 아이를 기다렸지만 아이가 쉽사리 찾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내가 먼저 임신을 위해 퇴사를 했고, 결혼 7년째인 2018년 7월 기다리던 첫째가 태어났다. 너무 보고 싶은 아이지만, 아침 일찍 출근했다 돌아와도 겨우 자는 모습만을 볼 수 있는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그나마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주말은 너무 짧아 아쉽기만 했다. 우리 세 가족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제주다."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다가 육아휴직을 하고 제주에 온 이준규씨의 이야기다. 그는 직장생활 11년차가 되던 2019년 1월, 육아휴직을 내고 아내 이혜란씨와 제주로 내려왔다.

"제주에 와서 집을 구할 때 제주살이의 상징인 멀리 바다가 보이고 초록 잔디가 깔린 중산간에 위치한 주택을 알아봤다. 그렇지만 아이가 아직 어려 병원이나 편의시설이 가까운 제주시내로 정착했다"고 했다.

현재 제주시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준규씨는 "바쁜 일상생활 중에는 제주에 있다는 걸 잘 깨닫지 못하는데 문득 집 창문 너머로 한라산과 바다가 보일 때 비로소 제주에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준규씨는 행복한 제주살이를 정리해야 할 선택의 시간 앞에 고민을 하기도 했다. 첫째 아이 육아휴직이 끝나갈 때 즈음, 회사 복귀 여부를 결정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치 하늘에서 계시라도 내리듯 둘째·셋째가 생겼다. 쌍둥이가 찾아왔다. 제주에 살며 매일이 축복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첫째가 찾아오는 시간이 유난히 길었던 우리 부부에게 이렇게 갑작스런 아기 소식은 너무나 반가운 충격이었다"고 했다.

준규씨 가족은 제주에 온지 2년만에 다섯 식구로 늘었다.

"부부 둘만의 조용한 일상을 지내던 날들이 이젠 사랑하는 아이들로 가득한 하루다. 저희 둘째, 셋째는 제주도가 저희에게 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제주둥이'들이 자라 그 어느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든 제주도를 잊지 않고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제하', '주하'라고 지었다"고 했다.

준규씨 부부는 쌍둥이 육아휴직이 추가로 생긴 덕에 우선은 세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이다. 아직은 제주둥이들이 어려 주로 첫째와 다니지만 둘째, 셋째가 좀 더 자라면 산으로 바다로 많이 놀러 다닐 계획이다.

준규씨는 제주살이를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은 제주살이의 아주 단편적인 부분이다. 그런 모습만을 보고 온다면 본인이 꿈꾸던 모습과 괴리를 느끼고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곳도 매일 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또 "여행이 감사한 것은 바쁘게 사는 와중에 주어지는 '쉼'으로 일상에서 한발 물러서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제주살이를 생각한다면 이 곳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내려올 것을 권한다. 그러면 치열한 하루 끝에는 포근하고 푸른 제주도가 지친 일상을 토닥여 줄 것"이라고 했다. 고대로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80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