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워크숍·연주회·북토크 등 프로그램 다채
'왜 책인가'. 2년 전 '책 읽는 학교' 기획기사를 쓰며 교사들에게 던졌던 화두다. 누군간 "책 안에는 인간이 지닌 지식과 경험, 생각, 감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지혜가 있다. 책 속에 길이 있고, 우리 삶의 질을 바꾸고,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행위"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건 최고의 선물이라거나, 입학 전 독서시스템 구축을 통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책을 즐기는 가정, 사회가 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이도 있었다. 학교가, 교사가 독서교육에 열정을 쏟는 이유였다.
현재로 돌아와, 지역사회에서 책으로 시민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지난해부터 도내 곳곳에 둥지를 튼 동네책방을 매개로 마을과 주민, 여행자를 잇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동네책방을 지역 내 '소통 플랫폼'으로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다.
코로나19 확산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다시 맞은 여름휴가 시즌, 책과의 '썸'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제주시 '제2회 문화도시 책방축제 책섬(썸:)'=올해 책방축제 책섬(썸:)은 '00책방은 0000와(과) 열애중'을 주제로 지난 6월부터 열리고 있다.
참여책방은 ▷그리고서점(애월읍) ▷그림책방&카페노란우산(애월읍) ▷달책빵(구좌읍) ▷딜다책방(이도일동) ▷라이킷(조천읍) ▷보배책방(애월읍) ▷북스페이스곰곰(도평동) ▷섬타임즈(애월읍) ▷소심한책방(구좌읍) ▷아무튼책방(아라이동) ▷오줌폭탄(조천읍) ▷제주살롱(구좌읍) ▷책방소리소문(한림읍) ▷책약방(구좌읍) ▷책자국(구좌읍) ▷카페동경앤책방(애월읍) ▷한뼘책방(이도2동) ▷헌책방동림당(삼도2동) 등 18곳이다.
책방마다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과 썸타는 중' '아무튼 독(讀)하다'외에 그림책에 빠진 엄마들, 마을, 인문예술, 바이올리니스트, 고전음악, 동네삼춘덜이영 '열애중'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저자강연, 워크숍, 낭독극, 연주회, 전시, 경매, 북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10월까지 진행한다.
이와함께 (주)대교와 협업한 북플랫폼이 제주시 산지천 인근에 조성돼 앞으로 지역주민 커뮤니티와 각 분야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엔 제주지역 문학인 작가들이 책방축제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며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작가회의는 동네책방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역사외 인문을 접할 수 있는 마을의 문화 사랑방으로 발전함은 물론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 확장을 위해 제주4·3을 주제로 창작한 문학작품을 엮은 도서 11종(각 20권씩) 220권을 책방축제 추진단에 기증했다.
제주시 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책방축제 '책섬(썸:)은 '책으로 가득한 섬, 책 읽는 썸머(여름), 책과 책방과 '썸탄다''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가 전면 취소됐는데 동네책방에서 시민 간 소규모 문화향유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서귀포시 '책방데이'=이달 31일 문을 여는 '책방데이'에는 ▷노란우산(안덕면) ▷어나더페이지(대정읍) ▷인터뷰서점(서호동) ▷키라네책부엌(남원읍)이 참여한다.
책방마다 각양각색의 주제로 책방지기의 그림책 낭독, 중고책장터와 책갈피 만들기, 영화 시청후 수채화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난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주민과의 소통 공간인 '문화 사랑방'이 열리는 셈이다.
서귀포시 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책방을 거점으로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소통을 늘려가는 게 취지"라면서 "보다 내실을 다지고 책방끼리 연대를 통해 주민과의 소통을 효율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책방데이'는 12월까지 진행된다.
오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