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체취 좋아해… 기피제·살충제 사용도야외 활동 시 밝은 색 옷 입고 향수는 자제를
한여름, 밤 잠을 설치게 하는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모기는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사람들을 수시로 괴롭힌다. 모기 중에는 목숨까지 위협하는 위험한 모기도 있다. 모기와의 전쟁 어떻게 치러야 이길 수 있을까.
▶위험한 모기들=모기에 물리면 대부분 단순히 가려운 것에 그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병에 걸려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모기가 병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은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주로 5월부터 10월 사이 발병하는 데, 7월 발병률이 가장 높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매년 500명 이상 말라리아에 감염되다가 지난해 300명대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렸을 때 발병한다. 말라리아 원충이 무엇이냐에 따라 삼일열·사일열·난형열·열대열·원숭이열 등 5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삼일열이 나타난다.
말라리아 증상은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코로나19와 비슷하게 발열, 오한, 두통, 오심 등이 나타나며 간혹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유행하는 삼일열말라리아의 경우 하루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는 증상이 없다가 그 다음날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말라리아 잠복기는 7일에서부터 12개월까지 워낙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 물린 후 그 다음해에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말리리아 증상을 감기몸살이나 냉방병으로 생각하고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말라리아 진단과 방역 조치가 늦어져 해당 환자를 문 모기가 주변 사람을 물어 감염시킬 수 있으니 반드시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신속진단검사(ROT)로 15분만에 간단히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말라리아보다 일본뇌염이 더 치명적이다. 일본뇌염은 이 질환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99% 이상이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치명적인 급성 뇌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20~30%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일본뇌염 환자가 7명 나왔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는 길이 4.5㎜ 정도의 작은 모기로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띠며 주둥이에 백색 띠를 두르고 있다.
주로 야간에 사람을 무는 이 모기는 국내에서 대체적으로 6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0월 말까지 관찰되지만 기후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는 유독 이르게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3월 22일 올들어 첫 작은빨간집모기가 제주에서 발견된 사실을 확인하고, 제주에 일본뇌염주의보 발령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모기와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모기는 주로 풀숲이나 웅덩이 근처 등에서 서식하다가 야간에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람들을 문다. 모기의 활동반경에 따라 내 집 근처에서도 쉽게 물릴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기는 어두운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 모기는 사람의 체취와 향수도 좋아한다. 따라서 땀을 흘린 날에는 샤워를 하고, 야간 야외 활동시에는 향수를 뿌리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모기는 이산화탄소를 탐지해 공격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동 후 숨을 거칠게 쉬는 사람이 제1의 공격대상이 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기피제와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 상처나 얼굴 주변을 피해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기피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밖에 일본뇌염의 경우 예방 백신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하고 접종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아동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