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1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사회 전반의 경제적·심리적 불안감에 제주지역의 결혼과 출생 등 결혼 관련지표가 암울해 저출산·고령화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혼인건수는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출생아 수도 마찬가지 상황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5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들어 5월까지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1713명으로 작년 동기(1775명)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5개월 기준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다. 도내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잠정) 3987명으로 4000명에도 못미치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지금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최저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
5월까지 사망자 수는 작년 동기(1719명)보다 0.8% 증가한 1733명으로,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도내 연간 사망자 수는 고령인구의 빠른 증가로 2015년 3339명에서 작년 3955명으로 빠르게 증가 추세다.
5월까지 도내 혼인건수는 1109건으로 작년동기(1382건) 대비 19.8% 감소했다. 이는 전국평균 감소율(-13.1%)을 훌쩍 웃도는 수치로, 울산(-20.1%)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도내 혼인건수는 지난해 2981건으로 처음 3000건대가 깨졌는데, 올해 5월까지의 혼인건수를 단순 계산하면 월 222건으로 올해도 2000건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말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된 초저출산 추세에 코로나 충격이 더해지며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다면, 코로나19의 감염 공포가 확산된 시점에서 일정기간이 지난 2021년 초부터 그 영향이 가시화돼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주로 예식장 내 감염 우려로 인한 결혼식 취소나 연기 사례가 많았지만 점차 고용과 소득여건 불안정이 혼인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도내 이혼 건수는 5월까지 624건으로 전년 동기(683건) 대비 8.6% 줄어들면서 전국에서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이혼건수는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이혼건수는 2015년 1447건에서 2020년 1744건으로 늘었는데, 해마다 소폭의 증감세를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