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우리 속담에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말이 있다. 뜻밖의 일이나 말을 갑자기 불쑥 내미는 행동을 일컫는다. 최근 제주 출신 김한규 국회의원의 행태를 보면서 이 말이 떠오른다. 김 의원이 뜬금없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안에 대해 제동을 걸어서다. 제주시를 동·서로 나누는 행정구역 개편에 반대하는 관련법까지 대표 발의하면서 마치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보인다.
알다시피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안을 도출하기까지는 많은 시일과 진통이 따랐다. 2022년 8월 도내·외 15명의 전문가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구성한 후 도민공론화를 위해 도민경청회 48회, 여론조사 4회, 전문가 토론회 3회, 도민참여단(300명) 4차례 숙의토론회 등을 거쳤다. 행개위가 1년 5개월 만인 올해 1월에 최종 권고안으로 '시·군 기초자치단체 모형'과 '3개 행정구역 분리안(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을 도출한 것이다.
그런데 김한규 의원은 생뚱맞게 행개위의 이 같은 노력을 한마디로 깔아뭉개고 있다. 김 의원은 "도민들 의견 수렴이 제대로 안됐다"는 주장이다. 위성곤 국회의원이 제주특별자치도에 3개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는데 김 의원이 동참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지적도 좋지만 시점도 중요하다. 2026년 7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출범하려면 주민투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미 마지노선으로 잡은 9월과 10월은 지나갔다. 이런 촉박한 상황에 다다라서 한가하게 의견수렴이 덜됐다고 툭 던져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그동안 김 의원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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