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감귤 재배 농가들은 농작물 피해 걱정이 많았다. 이상기후로 감귤 수확량은 줄었지만 당도와 산도가 적당해 단맛이 더 좋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래서일까. 올레길에서 샛노랗게 잘 익은 귤나무를 보면 반가움을 느끼는 한편 제주에 겨울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어느새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한 해를 뒤돌아보고 조달의 의미를 다시 새겨본다. 고를 조에 도달할 달을 쓰는 조달(調達)은 필요한 것을 적절하게 전달하거나 공급한다는 뜻이다. 조달청은 중앙조달기관으로서 국가와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 시설, 서비스 등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다.
올해는 조달청 개청 75주년으로 특히 기본에 충실하고 중소·벤처·혁신기업의 벗이 돼 민생현장을 찾아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판로 지원 및 해외조달시장 개척하는데 공을 들였다.
'조달'이라는 단어가 건조하고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조달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이 낯선 계약 용어, 조달제도 등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지난 6월, 조달청은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과 협업해 신뢰·균형·조화의 K조달'이란 제목으로 정부기관 최초 발레 소재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완벽한 호흡으로 무대를 완성해 가는 모습을 담았다. 발레의 신뢰·균형·조화·성장의 이미지와 공공조달 역할의 의미를 교차 편집해 세련되게 접목했다. 이는 공공조달의 가치를 감성적으로 표현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공조달을 기본으로 중소·벤처·혁신기업의 벗이 돼 K-조달의 우수성을 세계무대에 알리겠다'는 조달청의 의지를 반영했다.
제주지방조달청은 올해 3월부터 공공조달길잡이 제도를 통해 정보 부족 등으로 공공조달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대면이나 유·무선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조달길잡이 제도는 기업 특성에 맞춰 성장을 지원하는 현장에서 묻고 답을 찾아가는 조달정책이다. 그 결과 도내 일부 기업은 조달청과 계약을 체결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입점하거나 창업·벤처기업 전용 상품몰인 '벤처나라' 상품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10월에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로컬 인사이드' 행사에 참가해 공공조달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게 조달제도와 판로확장을 위한 일대일 컨설팅을 하고, 조달업체 민생 현장을 발로 뛰며 올 한 해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조달의 조(調)는 '조화롭다'는 뜻도 있다. 그리고 달(達)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목적지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연말연시를 맞아 다시 조달 본연의 뜻에 집중하고자 한다. K조달 이름에 걸맞게 단순히 물자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209조원 규모의 공공조달시장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지원하고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방혜성 제주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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