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5)'제주 경제, 탈출구를 찾아라'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5)'제주 경제, 탈출구를 찾아라'
“제주 민생경제 파탄 위기… 원인 분석·대안 찾아야”
  • 입력 : 2024. 12.19(목) 03: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5일 제주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제주경제, 탈출구를 찾아라'를 주제로 한 다섯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강성민 전 제주도의원(사진 맨 왼쪽)을 게스트로 초청해 사회는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가운데)가 맡고 박건도 청년활동가가 패널로 참석했다.

도내 폐업 업체 늘고 예금 연체율도 전국 두 배 수준
제주 신산업 육성 집중?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필요”
“경제 정책 논의의 장 마련을… 도정·의회 역할 중요”

[한라일보] 문을 닫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크게 늘면서 제주 민생경제 '위기 신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정책과 재정 집행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라일보와 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 기획한 다섯 번째 '제주미래토크'에서다. 지난 5일 제주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제주경제, 탈출구를 찾아라'를 주제로 진행된 미래토크에는 진행자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와 강성민 전 제주도의회 의원, 박건도 청년활동가가 함께했다.

▶조선희(이하 조)=오늘은 제주경제의 어려움과 그 극복 방안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다.

▶박건도(이하 박)=요즘 제주 경제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서 '상가 임대' 팻말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강성민(이하 강)=현재는 한마디로 민생 파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쌀쌀한 겨울 날씨만큼이나 도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상당히 어려운데 여러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10월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도내 음식 숙박업 폐업 업체 수가 992곳으로, 2022년 때보다 7.5% 증가했다. 올해는 1074곳으로 2023년도에 비해 8.3%가 늘었는데, 전국 평균 증가율보다 5.6%나 높다. 국회에서도 이런 통계자료들이 나오고 있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이 올해 상반기에 141억 원이다. 작년 동기 109억 원에 비해 29.4%가 증가했고 2021년 135억, 2022년 102억 원에서 지난해는 363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더 심각할 것이라 보고 있다.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운 거 같다.

▶박=제주는 1차 산업 비중이 꽤 되지 않나. 요즘에 농민들의 부채율도 상당히 높다고 들었다.

▶강=농민 부채율은 이미 전국 최고라는 것이 여러 언론을 통해 매년 보도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도내 예금은행 연체율이 0.94%다. 이 또한 전국 0.45%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최근에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도내 농지 거래가 상당히 많이 감소했고, 담보력이 하락하다 보니 연체율 회복에도 상당히 큰 장애가 되는 것 같다.

특히 지난해 ㎡당 농지 가격이 18만 5000원이었는데, 2021년 22만 원에 비해 15.9% 정도 낮다. 경매 상황도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토지경매 낙찰가율도 54.3%로 전국 광역단체 중 제주도가 최저 수준이다.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

▶조=제주도의 서비스업 관광업 외식업을 포함해 1차 산업 농업까지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얘기해 주셨다. 어떤 대책을 세우려면 원인을 분석해야 할 텐데.

▶강=구조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관광산업이 침체되고 (위축된) 부동산 경기에 따라 건설업, 토목산업 등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최근에 물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었지 않나. 그래서 소비가 위축이 돼 있고 이자율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은 즉 내수 침체가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데 상당히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관광업은 외부 요인에 상당히 변동성이 큰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 감소가 직격적으로 도민들에게 와닿다 보니까 관광객 수 변화가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게 문제인 것 같다.

강성민 전 제주도의원

▶강=법적으로 5인 이하, 10억 이하에 종사하는 분들이 음식업이나 숙박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이다. 관광산업 침체 등 여러 문제로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하기 때문에 공실률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제주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0.2%다. 이 또한 동년 대비 5.9%나 올라갔다.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래서 행정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조=그렇다면 제주도정의 경제 정책이 굉장히 포인트가 돼야 할 것 같은데, 우리가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강=지금 도정이 출범한 지 2년 반 정도 돼 가고 있는데 우주산업이라든가 신산업, 미래 산업에 관심이 상당히 많다 보니 예산 투입이나 정책 기조가 그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나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관한 관심이 상당히 많아야 한다.

박건도 청년활동가

▶박='상장기업을 유치하겠다', 아니면 '우주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라는 크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집중하다 보니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들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조=제주 같은 경우엔 외부 투자, 해외 투자 같은 것도 굉장히 중요할 테지만 자생적인 경제 기반이 죽지 않도록 인공적으로라도 살리는 대책들이 필요할 것 같다.

▶강=소위 '산업구조의 재편'이란 표현을 쓰지 않나. 도내 소상공인, 자영업자 비중이 워낙 높아 산업구조 재편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관광산업, 1차 산업, 건설업까지 '전통 산업'을 무시해선 현재의 난국을 타파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많이 왔을 때가 경제의 호황이었다. 예를 들어 올레길이라든가 이효리 효과 등 이런 게 있을 때 제주도 인구가 늘었고 경제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을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된다.

▶조=정말 중요한 것은 제주 민생경제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겠다.

▶강=도정이 출범한 지 2년 6개월이 다 돼 가는데 경제 정책을 비롯한 여러 도정 평가에 대해 의회나 시민사회, 언론, 정치권 등에서 토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을 계기로 경제 정책뿐만 아니라 여러 도정의 정책에 대해 검토하는 자리가 꾸준히 마련됐으면 좋겠다. 재정 집중도 필요하다. 한 예로 2022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영회복지원금 357억 원을 풀어 6만명의 소상공인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도정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물론 대한민국에서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비어 있는 가게를 보면 제주 소상공인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강=공직자와 지방의회가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상황을 놓고 볼 때 제주경제가 단기간 내에 정상 궤도에 오르지는 못할 거다. 이럴 때일수록 행정과 의회가 정책과 재정을 통해 도민의 삶을 어루만져야 한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64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