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ED 지상전] (20)최창훈의 '바다를 사랑하는 소녀'

[갤러리ED 지상전] (20)최창훈의 '바다를 사랑하는 소녀'
액자의 틈으로 유영하는 무경계의 작업
디지털드로잉에 미래 향한 오늘의 자화상
  • 입력 : 2021. 08.18(수) 19:3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그의 작업은 경계를 두지 않는다. 2019년 '휴먼'으로 제45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을 받을 때는 화면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실험적 방식의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존재의 문제를 흥미롭게 제기했다는 평을 들었다. 평면과 입체를 오가고 캔버스와 디지털 화면을 넘나들며 즐거이 '현재진행형'인 그는 청년 작가다.

한라일보 1층에 마련된 갤러리 이디(ED)의 젊은 작가 9인 초대전에 함께한 최창훈 작가는 '바다를 사랑하는 소녀'(2021), '꿈꾸는 소녀'(2020), '해녀 플렉스'(2020)를 출품했다. 제주에서는 드물게 만나는 디지털드로잉 작품들이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는 현대미술 기법의 하나로 디지털드로잉을 택했다. 태블릿 PC를 이용해 디지털 펜으로 직접 드로잉을 해서 파일화된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동에 제한을 받는 이 시국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내외 교류와 소통이 자유롭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근래 NFT(대체 불가능 토큰) 예술품 등 디지털 에디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를 내다본 작업이지만 그의 작품은 '오늘'을 자화상처럼 기록하고 있다. '바다를 사랑하는 소녀'엔 딸의 하루하루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편집, 터치 등을 거쳤고 거기엔 어느새 아버지가 되어 제주 바다를 치유의 공간으로 여기게 된 작가의 모습이 투영됐다. '해녀의 플렉스'에도 작가의 정체성이 있다. 미지의 삶을 캐내기 위해 저 깊은 물속으로 자맥질하는 해녀에서 텅 빈 캔버스와 마주한 채 무언가를 창작하기 위해 골몰하는 작가들의 얼굴을 봤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니 스무 살, 서른 살 때도 그랬다. 기록을 염두에 두진 않았으나 그 당시 작가의 상황, 고민이 여러 형식으로 작품에 녹아들었다.

최 작가는 디지털드로잉 작품에 액자를 둘러 그것 역시 회화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메워지지 않은 사각 프레임의 '틈'을 만들었다. 그 틈으로 그의 가능성을 펼칠 또 다른 세계가 유영하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9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