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여·청 말고 해안경비단 갈래요"

제주경찰 "여·청 말고 해안경비단 갈래요"
지난 인사 때 특정 부서 기피현상 심화
최근 경찰관 818명 대상으로 의견조사
해안경비단과 지역경찰·공항경찰 선호
"힘들까봐"… 여청·수사·형사는 '기피'
기피현상 해소를 위한 처우 개선 목소리
  • 입력 : 2021. 08.24(화) 17:2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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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의 특정 부서 '기피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화된 인사 절차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4일 제주도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경찰 818명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특정 부서(여성청소년과 등)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피 이유와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조사 항목은 ▷기피·선호부서 및 이유 ▷기피부서 해결을 위한 개선방안 ▷인사제도 개선 필요사항 등 13개다. 참가자 818명을 계급별로 보면 경위가 335명(41%)로 가장 많았고, 경사 150명(18.3%), 순경 140명(17.1%), 경장 113명(13.8%), 경감 66명(8.1%), 경정 14명(1.7%) 순이었다.

 먼저 선호부서를 묻는 질문(1인당 3곳)에는 해안경비단을 선택한 경우가 373명(45.6%)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 369명(45.1%), 공항경찰대 321명(39.2%), 교통 142명(17.4%), 외사 136명(16.6%)이었다.

 해안경비단과 지역경찰, 공항경찰대가 가장 많은 선호를 받은 이유는 '업무 부담'이 적은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부서들은 민원이 적을 뿐더러 특정 사건을 지속적으로 관찰·추적하는 것이 아닌 그 날에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선호 이유(494명 응답)를 보면 '업무적성 및 개인선호'가 1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부담 적음(109명), 워라밸이 가능한 부서(65명), 민원이 없는 부서(54명)가 뒤를 이었다.

 기피부서를 묻는 질문(1인당 3곳)에는 예상대로 여성청소년이 409명(50%)으로 1위를 차지했고, 수사 394명(48.2%), 형사 337명(41.2%), 경무기획 204명(24.9%) 순이었다. 경무기획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사회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다루는 부서다. 기피이유(510명 응답) 역시 업무량 137명, 업무부담 103명, 적성에 안 맞음 96명, 민원 많음 67명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기피현상을 해결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서는 381명(46.6%)이 '정·현원 확대'를 꼽았다. 이어 '수당증액' 214명(26.2%), 승진 우대 182명(22.2%), 향후 보직우대 97명(11.9%) 순이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덩치만 커도 형사과로 강제 발령했다. 하지만 현재는 희망부서를 최대한 반영하는 등 인사 절차가 투명해졌다"며 "변화된 인사 절차에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기피·선호부서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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