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죽였잖아"…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책임 공방

"니가 죽였잖아"…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책임 공방
1일 제주지법서 열린 첫 공판에서
백광석 "김시남이 목 졸라 살해해"
김 "피해자 뒤에서 안고만 있었다"
  • 입력 : 2021. 09.01(수) 17:2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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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백광석(왼쪽)과 김시남. 한라일보DB

중학생을 살해한 백광석(48)과 김시남(46)이 법정에서 서로에게 '살인의 책임'을 떠넘겼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백씨와 김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백씨와 김씨는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 소재 주택에 침입해 중학생 A(16)군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망한 A군은 백씨의 전 연인이었던 B씨의 아들이다.

 동기는 백씨가 B씨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와 채무관계에 있던 김씨의 경우는 "혼자서 두 명을 제압할 수 없다. 함께 들어가자"는 백씨의 말을 듣고 범행에 가담했다.

 

백광석(48·왼쪽)과 김시남(46). 제주경찰청 제공

이날 재판에서 백씨와 김씨는 살인에 대한 '결정적 기여'는 상대방에게 있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먼저 백씨 측 변호인은 "범행 현장에서 주도적인 행동을 한 것은 김씨"라며 "A군의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허리띠로 목을 조른 사람도 김씨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씨 측 변호인은 "백씨가 범행 현장에 있던 허리띠로 A군을 졸랐고, 김씨는 A군을 뒤에서 안고만 있었다"며 "이후 A군이 의식을 잃자 김씨는 곧바로 현장에서 빠져나갔다. 즉 김씨는 A군 사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검찰은 백씨와 김씨가 번갈아가며 목을 졸랐고, A군의 숨이 끊어질 당시 목을 조른 인물은 김씨로 판단했다.

 피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재판부는 오는 29일 오후 3시에 열릴 2차 공판에서 백씨와 대검찰청 소속 진술 분석관 3명을 증인석에 앉혀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의 쟁점은 살인의 결정적 기여가 누구에게 있는지"라면서 "이 부분이 향후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A군의 유족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 특히 김씨와 백씨가 사회에 돌아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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