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에 새긴 제주 바다와 숨비소리

목판에 새긴 제주 바다와 숨비소리
김영중 해녀 목판화전 도민속자연사박물관 갤러리
  • 입력 : 2021. 09.08(수) 18:2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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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중의 '해녀들은 바다에서 쉰다'

그가 붙인 작품 제목에 해녀의 생애가 축약되어 있다. '아침 햇살은 좀녀들을 부른다', '해녀들은 바다에서 쉰다', '못다 한 이야기', '잠수' 등이 그렇다. 해녀가 살았던 돌집에 둥지를 틀었고 '해녀 삼촌' 이웃들이 있는 그의 작업엔 자연스레 해녀의 이야기가 스밀 수 밖에 없었다.

'숨비소리로 바다와 소통하다'란 이름으로 제주시 도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내 상설전시실 옆 '틈새 문화공간'인 갤러리 벵디왓에서 9월 한 달 동안 목판화전을 열고 있는 김영중 작가다. 김 작가는 2012년부터 전통 목각 기법으로 해녀를 주제로 한 목판화 작업을 벌였고 이듬해엔 해녀박물관에서 기획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그가 8년 만에 다시 목판화로 제주 해녀를 조명하는 자리다.

김 작가는 검은 고무옷을 입고 자맥질하는 해녀의 일상을 드로잉한 뒤 목판과 조각도를 이용해 그 나날들을 새긴다. '잠수', '숨비소리' 등 흑백 목판화는 제주 섬에서 적어도 수백 년 이어왔을 물질 작업의 전통을 담아냈다. 채색 목판화는 거기에 사연이 포개진다. 깊은 물속으로 들어간 뒤 밖으로 나올 줄 모르는 어떤 해녀의 하루를 홀로 바다 위에 떠있는 테왁으로 표현('못다 한 이야기')하거나 물질의 고달픔을 바다를 향해 앉은 해녀의 뒷모습('해녀들은 바다에서 쉰다')으로 형상화했다.

김 작가는 "전통과 인문학적 관점으로 해녀를 바라보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강인하고 진솔한 모습을 각인했다"고 밝혔다. 전시 작품은 30점이 넘는다. '해녀 삼촌', '상군-중군-하군' 등의 목판화는 작업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원판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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