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까지 재판… 제주에 판사가 없다

법원장까지 재판… 제주에 판사가 없다
판사 부족 오석준 법원장 광주고법 형사부장 자격 재판 진행
제주 재판 기간 전국 최고… 고스란히 도민 재판 스트레스로
  • 입력 : 2021. 09.09(목) 16:3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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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부족으로 인해 제주법원장까지 재판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방법원장은 지난 8일 광주고법 제주 제2형사부장 자격으로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검찰로 치면 지검장, 군인으로 따지면 중장(군단장) 자리에 있는 오 원장이 사기 사건을 심리한 것이다.

 오 원장이 직접 재판에 나선 것은 판사 부족으로 인한 '궁여지책' 성격이 크다. 보수적으로 잡힌 제주지법 판사 정원도 37명인데, 올해 8월 기준 현원은 3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판사 부족 현상은 고스란히 도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제주지법 형사합의부(판사 3명 배석) 사건 처리일수는 320.5일로 전국에서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193.8일)으로 봐도 100일 이상 더 걸렸다. 같은 기간 민사 합의부 역시 처리일수가 424.7일로, 전국에서 가장 오래 걸렸다. 유·무죄를 떠나 도민들이 받는 재판 스트레스가 타 지방에 비해 크다는 얘기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제주를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제주에 형사·민사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몇 년 전부터 판사 증원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22일자로 진행된 '상반기 법관 정기인사'로 제주지법에는 8명의 판사가 떠나고, 13명의 판사가 새롭게 들어왔다. 하지만 13명 중에는 휴직자 3명(2명 9월 1일 복귀)과 연수자 1명이 포함돼 실질적인 인원 증원 효과는 미미했다. 또 휴직자·연수자를 제외한 판사 9명 가운데 5명이 신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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