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 아끼고 아끼는 사이 집값은 천장 뚫었다

집 사려 아끼고 아끼는 사이 집값은 천장 뚫었다
8월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 ㎡당 836만원…전국평균 425만원의 갑절
1년 전보다 79% 올라 상승폭은 전국의 7배…경기·인천·강원은 하락
2016년 중반부터 전국평균 가격 앞서기 시작해 올들어 강한 급등세
  • 입력 : 2021. 09.16(목) 17:5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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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한라일보DB

제주지역 무주택 서민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동안 민간아파트 가격은 천장을 뚫으며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서울 가격과 갈수록 격차를 좁히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전국평균 분양가보다 낮았고, 서울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던 도내 분양가가 미친듯 오르면서 젊은층과 무주택자들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은 내 집 마련의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냐?"며 허탈해하고 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말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836만원으로 전국평균(425만원)에 견줘 96.7% 비쌌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서울(950만원) 다음으로 비싼 수준이고 제주 다음으로 대구(471만원), 부산(436만원), 울산(435만원), 인천(432만원), 광주(429만원), 경기(41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전 민간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하면 제주 상승률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8월 분양가(㎡당 465만원) 대비 79.8% 오르면서 전국평균 상승률(11.5%)에 견줘 7배 가까이 올랐다. 제주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전남(18.2%), 서울(17.3%), 광주(16.2%), 대전(11.1%)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천(-7.0%), 강원(-6.2%), 경기(-1.6%) 등 3곳은 1년 전보다 분양가가 하락했다.

 제주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전국평균가를 앞서기 시작한 것은 2016년 6월로 제주는 ㎡당 283만원, 전국평균은 282만원이었다. 그 후 제주는 2016년 9월 ㎡당 분양가가 308만원으로 처음 300만원을 넘어섰고, 2020년 4월 409만원에 이어 올 1월 520만원을 기록한 후 3월 720만원, 5월 751만원, 8월 836만원까지 고공행진하면서 신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비싼 곳은 전용 84㎡에 8억원 후반대에서 9억원대 초반까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전국평균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완만하게 상승해 2017년 6월 ㎡당 301만원으로 300만원을 넘어선 후 올해 3월 410만원, 8월 425만원으로 제주 분양가의 절반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전국에서 분양가가 최고 수준인 서울의 경우 2016년 6월 분양가가 ㎡당 621만원으로 제주(283만원)보다 338만원 더 비쌌는데, 제주 분양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올 8월 기준 가격차는 ㎡당 114만원으로 좁아졌다.

 도내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지역 아파트 공급률이 전국보다 낮아 수요가 꾸준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오름세는 정상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본다"며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집값은 제주로의 인구 유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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