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일대 마늘밭에서 흑색썩음균핵병이 확산돼 한창 생육기를 맞은 마늘 뿌리가 썪고 잎이 누렇게 말라가는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등 마늘 주산지에서 흑색썩음균핵병과 뿌리응애가 발생해 마늘 뿌리가 썩고 잎이 누렇게 말라가면서 비상이 걸렸다. 때아닌 병충해 확산에 마늘을 재배하는 농가별로 방제에 나서고 있지만 상품성 하락은 물론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해 농가소득 감소 피해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27일 서부농업기술센터와 대정농협, 안덕농협 등에 취재한 결과 대정읍과 안덕면 지역의 마늘재배 농경지마다 한창 생육중이어야 할 마늘에 흑색썩음균핵병이 발생한 상태다. 포전별로 차이가 있지만 잎이 누렇게 말라가는 마늘을 뽑아보면 뿌리가 거멓게 썩어가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안덕면 중에서도 마늘 재배를 많이 하는 사계리 지역에선 70~80%, 대정읍 지역에선 20~30%의 포전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특히 8월 말~9월 초순에 일찍 파종한 포전에서 피해가 집중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양전염병인 흑색썩음균핵병은 마늘에 치명적인 병으로, 예년에도 11월 이후 일부 지역에 국한돼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올해처럼 이른 시기에 넓은 면적에서 발생하기는 드문 경우로, 올해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10월 중순까지 이어진 고온 등 고온다습한 날씨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부농업기술센터 홍성철 원예기술팀장은 "마늘을 파종 후 10㎝ 정도 자라면 그 위해 비닐을 씌워 구멍을 뚫어 재배하고 있는데, 가을장마가 이어진 후 10월 초·중순에 낮기온이 30℃에 육박하면서 토양온도도 상승해 종자 뿌리가 고온장애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한창 생육해야 할 마늘잎이 누렇게 변해가면서 농가에서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방제약제 살포에 나서고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봉성 안덕농협조합장은 "멀칭 재배하는 상황에서 약제가 뿌리에 잘 흡수되도록 하려면 노지재배보다 더 많은 양을 뿌려줘야 해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창철 대정농협조합장은 "병이 더 번지지 않도록 방제하곤 있지만 현재 피해정도가 커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마늘 피해가 확산됨에 따라 최근 현장상황을 파악한데 이어 농업기술원과 함께 방제 지도와 피해 실태 파악 등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현장 상황을 파악해보니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마늘 피해가 크다"며 "다음주 중으로 피해 최소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