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개봉한 '열한 번째 엄마'라는 영화가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술집 작부 출신 여자와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초등학생이 한집에 살다가 결국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엄마와 아들이 된다는 줄거리다.

'안 봐도 뻔해~' 하면서 대충 봤는데 결국 눈이 빨개지도록 영화를 본 나는 김혜수의 팬이 됐다. 친엄마가 그리운 아들을 무작정 폭행하는 아빠와 맞서며 아이를 지키는 모성애 가득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여자는 죽기 전 이웃집 남자에게 부탁한다. 아이가 아빠에게 매를 맞지 않게 도와 달라고…. 친엄마도 아닌데 죽는 순간까지 아이를 걱정하던 열한 번째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부모라는 믿을 수 없는 통계가 생각났다.

아동학대 사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서귀포시 아동보호팀은 24시간 신고접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10월에만 총 14건의 학대 신고가 접수돼 50차례 조사가 진행됐다. 일반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신체, 정서학대가 있었다.

전국 지자체가 공공화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연일 아동학대 사건·사고가 단골 메뉴로 보도되는 걸 보면 무엇보다도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 대책이 중요한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영국문화협회가 세계 102개 비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1위는'Mother'였다. 엄마라고 불러줄 때 아빠라고 손잡을 때 더 아껴주고, 더 사랑하면서 우리들의 희망을 건강하게 키워나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