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택의 현장시선] 제주 올레길과 노후 준비

[임용택의 현장시선] 제주 올레길과 노후 준비
  • 입력 : 2021. 11.05(금)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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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자, 전국에 걷기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다수가 참여하는 모임이 어려워지고,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올레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 올레길은 국민연금을 활용한 노후 준비와 유사한 점이 많다.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장기간 소요되는 긴 여정이다. 제주 올레길은 26개 코스에 425㎞이다. 전체를 완주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코스를 걷는다면 제주도에 거주하는 사람도 족히 6개월 이상 소요된다. 많은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거세면 가파도나 추자도는 배가 운항하지 않으므로 이를 고려하면 그 이상을 잡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18세에 가입해 60세까지 최소 10년 이상 연금보험료를 낸 후 만 62세(2021년 기준)부터 연금을 받는 장기 레이스이다. 때론 실직이나 휴·폐업으로 형편이 어려워지면 그 기간 연금보험료 납부예외 신청해 납부를 유예할 수 있고, 다시 소득 활동을 하면 납부 재개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장기간 연금보험료를 낸 후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2021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470만명이고, 제주도민도 5만9000명에 이른다.

둘째, 중도에 그만두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제주 올레길 26개 코스는 난이도가 각각 다르다. 평지를 걷는 쉬운 코스도 있고, 높은 오름을 오르는 어려운 코스도 있다. 게다가 제주도는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경우가 많아 비를 맞거나 눈보라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올레꾼들은 '왜 내가 이렇게까지 사서 고생하고 있지'라며 그만두고 싶어지곤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20~30대 젊은 층은 직장을 구하고, 가정을 꾸리고, 집도 장만해야 하므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몹시 힘에 부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30~40년 후를 대비해 매달 연금보험료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연금보험료를 내는 것을 중단하고 싶다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제법 있다. 참고로, 20년 이상 연금보험료를 낸 후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2021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56만7000명이고, 제주도민도 6500명이다.

셋째, 그 성과(열매)는 평생을 간다. 제주 올레길 26개 코스를 모두 완주할 정도면 평생 건강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제주올레에 따르면 육지에 사는 75세 어르신이 건강이 좋지 않아 한 코스만 제대로 걸어본다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결국 26개 코스 모두를 완주해서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연금보험료를 오랫동안 낸 사람이 많은 연금을 받는다. 또 살아있는 동안 평생 지급하므로 건강관리를 잘하면 할수록 좋다. 2021년 5월 기준 20년 이상 연금을 받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39만7000명이나 된다.

관광업과 농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그래서 노후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국민연금만은 유지하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임용택 국민연금공단 제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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