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요소 대란'에 비료값 인상 예고.. 농가 부담 눈덩이

[초점] '요소 대란'에 비료값 인상 예고.. 농가 부담 눈덩이
농식품부, 10일 긴급회의…월동작물 비료 특별공급 협의
요소 등 원자재 가격 인상분 농협 계약 비료값에 반영키로
  • 입력 : 2021. 11.10(수) 16:31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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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에 요소비료도 품귀현상. 연합뉴스

전국적인 '요소수 대란'으로 제주지역의 마늘·양파 등 월동채소 재배농가들이 생육기 웃거름으로 사용하는 요소비료 구입난을 겪는 가운데 내년부터 요소 등 국제원자재값 인상분이 비료가격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농가 경영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요소비료 품귀현상에 따른 대책을 점검하고, 앞으로 농진청·지자체·농협·비료 관련 협회로 구성된 '비료수급대책 TF'를 운영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전국적으로 올해 말까지 요소비료(일부 복합비료 포함) 예상 수요량이 1만8000t인데 현재 확보한 물량은 3만5000t이고, 내년 1~2월 공급가능 물량도 9만5000t으로 예상 수요량(4만4000t)보다 많아 당분간 공급부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말까지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동계작물에 필요한 요소와 복합비료(1만8000t)는 농협과 비료회사에서 특별공급키로 협의했다.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연간 비료사용량은 요소비료 7200t, 복합비료 2만6000t이다. 비료공급은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가 전국의 농가 수요량을 조사해 비료생산업체들과 매년 단가계약을 맺어 납품받아 지역농협을 통해 농가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는 남해화학과 풍농 2개 업체가 생산한 비료를 지역농협에서 판매하는데 올들어 9일까지 농가에 공급된 요소비료는 6303t, 복합비료는 2만4730t이다. 20개 지역농협의 재고량은 요소비료 2000포(20kg 기준), 복합비료 1만8000포 정도로 사실상 바닥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농식품부의 이번 대책에 따라 현재 도내 월동작물 농가들이 겪고 있는 비료 수급난엔 일부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년 3월 감귤재배농가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비료 수요량만큼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지 여부다.

 비료 수급난이 해소되더라도 비료가격 급등은 또 농가 경영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농식품부는 이날 회의에서 요소 등 비료 원자재의 원활한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농협이 납품받는 비료가격에 원자재 인상분을 연동해 반영키로 했다. 계약단가를 연중 고정방식에서 분기별로 조정하게끔 변경하는 것으로,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내년 농협 비료판매 가격 산정때 반영될 예정이다. 요소 가격이 작년 12월 t당 266달러에서 10월 814달러로 올랐고, 같은기간 암모니아는 264달러에서 830달러로 올라 큰 폭의 비료가격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농협경제지주가 납품받는 비료가격은 올해 8월에도 인상된 바 있다. 비료업체들의 계약단가 인상에 따라 35개 상품의 계약가격을 14.8% 인상했고, 농협은 농가 부담을 감안해 농업인 판매가격은 9.4% 올렸다.

 제주시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감귤 수확 인건비는 해마다 5000원 이상 오르고, 최근 골판지 상자도 25% 상승했는데 비료값까지 또 폭등한다면 경영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농촌의 현실이 갈수록 암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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