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노지감귤.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호조세를 띠고 있다. 11월 초까지 극조생감귤 출하가 마무리되고 조생감귤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도매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감귤 수확 인건비와 포장용 상자·비료값 인상 등으로 경영비 부담을 걱정하던 농가들도 모처럼 반기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와 제주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17일 9대 도매시장의 노지감귤 평균경락가격은 5㎏에 8400원을 기록했다. 15일(9400원)과 16일(9100원)에 이어 좋은 값으로 2019년산과 2020년산의 같은기간 경락가(6100~6500원)에 비해 2000원 이상 높은 값이다. 비 날씨 영향으로 도매시장 거래량이 574.1t에 그쳤던 이달 13일엔 경락가가 1만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들어 17일까지 도매시장 평균경락가격은 7830원이다. 앞으로의 가격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11월 한달 평균가격인 2019년산(6200원)과 2020년산(6360원)에 견줘 1500원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앞서 10월 도매시장 평균경락가격도 5㎏에 7840원으로 2019년산(7090원), 2020년산(7000원)보다 10%정도 비쌌다.
17일까지 출하된 올해산 노지감귤은 6만8061t으로, 제주자치도 감귤관측조사위원회가 예측한 49만7000t의 14.0%에 이른다. 같은기간 2019년산과 2020년산 노지감귤 처리율은 16.0%였다.
노지감귤 가격은 예년의 경우를 보면 출하량이 증가하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다 12월 하순쯤부터는 연말연시 수요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의 가격 호조세는 10월 기후여건이 좋아 맛 등 품질이 좋은 게 주된 원인이다. 또 올 여름 폭염 후 비날씨로 인한 열과(열매 터짐) 발생비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았다는 게 농업인들의 설명이고, 제주시 지역에선 해거리 현상으로 크기가 큰 비상품이 증가하며 상품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거기다 제주농협이 국내 소비시장에선 선호도가 떨어지고 도매시장 경락가격도 낮은 2L과(노지감귤 상품규격 5단계 중 가장 큰 크기)의 수출 확대를 위해 올해 러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노지감귤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조생감귤 출하 초기라 앞으로의 가격을 예상하긴 어렵다"면서도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져 다음주까지도 가격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12월에도 좋은 가격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