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제주의 미래다] (4)지하수위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

[물은 제주의 미래다] (4)지하수위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
"지하수 이용량·함양량 정밀 연구 이뤄져야"
  • 입력 : 2021. 12.14(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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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송성호 농어촌공사제주지역본부 지하수지질부장, 구민호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기후변화·개발사업 등으로 지하수위 지속 감소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 연구 용역 진행 중


기후변화와 토지이용형태 변화 탓에 제주 지하수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이용량·함양량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결과를 통한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네 번째 소주제로 '지하수위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은?'을 다뤘다.

토론은 지난달 20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구민호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송성호 농어촌공사제주지역본부 지하수지질부장이 참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 동안 제주 전역에서 지하수위가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주 서부 권역의 해안지역 관측망에서는 지하수위가 해수면 아래 1~3m에 위치하는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에 이번 토론에선 10여년 간 제주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원인과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김태윤(이하 사회자)=현재 제주도의 지하수 자동관측망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송성호(이하 송)=제주지역의 지하수 관측은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나뉜다. 하나는 지하수 보존량 관측을 목적으로 지하수의 변동을 측정하며, 또 하나는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지하수 장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지하수 수질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 가지 형태의 지하수 관측망이 있다. 지하수위 관측망 143개소, 지하수 수질 관측 14개소, 서부지역 공공농업용 관정에 대한 염분 관측 12개소 등 총 169개소다.

▶사회자=제주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관측정은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구민호(이하 구)=지하수위나 지하수 수질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관측 말고는 없다. 제주엔 169개가 있고 전국엔 668개가 있다. 다만 제주는 거의 100%를 지하수를 쓰고 있기 때문에 많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관측정은 일종의 신호등이다.

▶사회자=제주도 지하수위 하강 문제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원인은.

▶송=제주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2012~2017년 6년 간 모든 지역에서 지하수위가 하강한다고 제시됐다. 그런데 그 보고서에서 사용한 분석 방법은 한 시간 간격으로 모니터링된 지하수위를 측정하는 '시계열 자료' 분석법이다. 이는 단순히 지하수위의 경향성을 분석한 것이다. 장기간의 변화 추이를 통계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행히 최근 제주지하수연구센터가 생겼고 그곳의 연구결과를 보면 2001년부터 20년 동안 지하수의 전체 변동성을 분석해 보니 49% 가량 하강, 34% 가량 상승, 나머지 15~16%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상승된 부분도 있는데 평균을 내다 보니 전역이 감소된다는 분석이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1차적으로 강수량 변화, 서부지역인 경우 농업에 따른 지하수 이용량의 영향도 받는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연말에 나온다.

▶구=지하수위 변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인이 강수량과 이용량이다. 서부지역 해안가에선 일부 관정들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해수위보다 지하수위가 내려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 우려된다. 또 많은 관정들이 2017년 가뭄 이후 지하수위가 많이 떨어졌다. 가뭄, 강수량의 감소, 함양량의 감소, 지하수 이용량 증가가 지하수위 하강의 원인으로 보인다.

▶사회자=제주도 통계에 의하면 지속이용가능량 중 취수량은 37%에 불과해 실제로 이용량이 많다고 볼 수는 없는데, 그럼에도 지하수위는 왜 계속 낮아지고 있는 건지. 산정 방식에 문제는 없는지.

▶송=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 보완 보고서에서 제시된 지속이용가능량은 지하수 함양량 대비 40.6%다. 문제는 이것이 제주도 전체적으로 고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하수위가 상승하는 지역도 있고 취수 가능량이 지속이용가능량보다 높은 지역도 있다. 지역적인 편차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수리지질구조를 더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토지이용변화 중, 비닐하우스 면적 변화다. 2013년 대비 2018년에 거의 2배가 늘었고 지역적 편차가 크다. 지속이용가능량에 대한 판단은 유역에 대한 특징을 고려해 산정을 해야 모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구=지속이용가능량은 기본적으로 함양량에 근거한다. 지역적 편차도 있다. 그런데 제주도는 지역에 관계 없이 40% 내외의 함양량을 가진다고 분석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함양량을 제대로 평가한다고 해도 과연 함양량의 몇%를 쓰는 것이 지속이용량인가 하는 부분도 평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서 이 평가가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이용량 측정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사회자=지하수위 하강 중 또다른 원인이 토지이용형태와 강우특성 변화로 인한 지하수 함양량은 아닐지.

▶송=토지 피복은 결과적으로 함양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지하수위에 영향을 미친다. 80년대 초반과 비교했을 때 2000년대의 경우 산림은 69%로, 토지는 75%로 감소했다. 강수량은 거의 정체됐지만 강수일수가 줄어들고 집중호우가 늘어나서 함양조건도 바뀌게 됐다.

▶사회자=강우특성, 토지 피복도, 시가지 면적 확대 뿐 아니라 비닐하우스 설치와 각종 개발사업도 지하수 함양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지.

▶송=제주 전체 유형면적 중 비닐하우스 면적이 2018년 기준 3%를 차지한다. 2013년 1.3%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거다. 주로 남쪽 지역에 위치했다. 비닐하우스나 도로 개발로 인해 빗물이 하수도가 하천으로 유출되는 문제는 최근의 문제 만은 아니다.

▶사회자=서부지역 해수 침투 관련 문제에 대해서.

▶구=해수 침투는 두 가지 유형이다. 우선 동부지역에선 자연 발생적으로, 밀도 차에 의해 해수가 지하수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서부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지하수위가 내려가면 수위 차에 의해 바다수위가 오히려 높기 때문에 바닷물이 지하수를 뚫고 들어오는 굉장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 경우 사용하는 관정에서 바닷물, 즉 짠물이 올라와 못 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자=지하수위 하강 대책과 연구 진행 상황은.

▶송=올해 지하수위 하강 원인 분석 및 대응 방안 연구, 제주형 통합 물 관리 수립 용역, 제주도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 등 다양한 대규모 연구 용역이 진행되고 있어 제주 지하수위 하강 문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지하수위 변화에 영향을 준 함양량과 이용량, 그 중 이용량 조사가 중요하다. 가뭄과 강수량보다는 토지 이용의 변화가 문제다. 토지 이용이 크게 변하면 산림 과 농지, 주거지역 면적이 변화해 함양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토지 변화가 함양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까지 연구된 결과가 전혀 없다.

▶송=이용량에 대한 데이터들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돼 있다. 또 서부지역 지하수위 하강, 염수 침투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인 편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결국은 과학적인 분석 결과가 토대가 된 정책 수립이 가장 필요하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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