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철의 월요논단] 대통령선거와 제주도의 선택

[양영철의 월요논단] 대통령선거와 제주도의 선택
  • 입력 : 2021. 12.20(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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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9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전같으면, 제주도 대통령 선거 열기가 한참일 때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에서 그것도 언론전만 난무하고 있다. 언제 제주에 대한 차기 정권의 정책이 나오고, 지역 소원을 한 글자라도 공약에 넣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질 것인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서울 언론전이 승패를 가름지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지역들은 외면당한 공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면 20번째이다. 이중에 국회에서 2번에 거쳐 대통령을 선출했다. 대의원, 선거인단 선거 등 독재 정부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된 대의원, 선거인단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3번, 전두환 대통령은 2번 선출됐다. 이 때 모두가 찬성율이 99.9% 내지 100%였으니 당선자가 곧 독재자인 셈이다. 제4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승만 후보는 제주에서 100% 지지를 얻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지도 못하고 하와이로 망명가야 했다. 국민들이 독재자를 내쫓아낸 것이다.

국민이 직접 선거에 의해서 선출한 횟수는 12회가 된다. 제주도민들은 12회 선거 동안 어떠한 후보를 선택했을까. 제주도민들에게 다수표를 얻는 사람이 100% 당선됐다. 제주도민들이 선택한 후보가 단 한번도 대통령이 되지 않은 경우가 없었던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제주도민들은 미국의 뉴헴프셔 지역과 같이 대통령선거의 풍향계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 다수의 표를 몰아줬다고 그 받은 대통령이 제주도를 위해 은혜를 갚았을까. 가장 극적인 경우가 제5대 선거에서 박정희 후보는 윤보선 후보에 겨우 이겼는데 그 표차가 15만 6000표다. 박정희 후보는 제주도민으로부터 윤보선 후보보다 5만5413표를 더 얻었다. 만약 제주도민이 박정희 후보가 아닌 윤보선 후보를 선택했다면 박정희 후보는 패배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박정희 후보는 제주도에게 늘 빚진 마음을 갖고 잘해줬을까. 반면에, 김대중 대통령은 5대 선거에서 역대 선거 중 이명박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40%만 얻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적은 득표이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을 홀대했을까. 김대중 대통령은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설정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지원을 했고, 4.3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만들어 줬다.

따라서 결론은 대통령 선거 득표율과 지역개발은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지금 할 일은 누가 대통령이 돼야 제주도가 좋아질 것인가보다도 제주에 맞은 제주지역개발 모형 개발과 운영에 더 매진할 때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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