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환격(還擊): 버려야 얻는다

[열린마당] 환격(還擊): 버려야 얻는다
  • 입력 : 2021. 12.20(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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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0.5ℓ병에 담겨진 '물', "저걸 사서 먹는 사람들이 있나?", 내가 느꼈던 인상이었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이 물에 대한 가치는 중요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자 결과로 다가왔다. 수원의 90%이상을 지하수로 사용하는 제주는 더욱 그렇다.

1993년 지하수법이 제정되고, 조례 시행 이후 지하수 원수대금 부과체계는 생활용, 공업용인 경우는 사용량을 기준으로, 농·어업용은 지하수 관경을 기준으로 부과됐다. 그에 따른 폐단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농어업용인 경우 월정액인 탓에 절감 노력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돼 온 측면이 많다. 제주도는 농업용인 경우에도 생활용과 동일하게 누적 사용량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요금체계로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바둑에 이런 말이 있다. "환격(還擊): 버려야 얻는다.", 한자를 직역하면 '되돌려치기'이다. 일본어로는 흔히 '우데가에시'라고 불리던 그것이다. 바둑에서 상대의 돌을 잡고자 할 때 자신의 돌 하나를 일부러 잡히게 만들어서 상대방이 그 돌을 잡으면 바로 다음에 돌이 잡힌 자리에 다시 둬서 여러 개의 돌을 한번에 잡는 방법이다. 때론 작은 걸 희생해서 큰 걸 취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환격'의 주요 포인트다.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농민, 어민들은 꼭 알아주길 바란다. 원수대금 부과체계 개선이 당장은 농·어업인에게 경제적으로 일부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나, 10년, 100년을 고려할 때 미래의 제주 지하수를 감안한 결정적 묘수임을. <김동한 제주도 물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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