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승국 첫 시집… 4·3 현장 누빈 여정 시편에 담다

제주 오승국 첫 시집… 4·3 현장 누빈 여정 시편에 담다
산문 '광대한 바다… 유년의 고향' 더해 '아쉬운 기억' 출간
  • 입력 : 2021. 12.29(수) 15:3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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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오승국(시인) 시인은 대학 시절 문학동아리 '신세대'와 '풀잎소리 동인'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엔 제주문화운동협의회 대표, 제주청년문학회 대표로 시작 활동을 이어갔다.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30년이 넘는 시력을 지녔지만 그동안 시집 한 권 내지 못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시집 묶기가 힘들었다"는 그가 환갑의 나이에 첫 작품집을 엮었다. '아쉬운 기억'이란 표제를 단 시집으로 40여 년 지기인 강덕환 시인이 여기저기 흩어졌던 작품을 수집하는 일을 도왔고, 김수열 시인은 발문을 써 힘을 보탰다.

시인은 2007년부터 2년 동안 한라일보에 '오승국의 4·3유적지를 찾아서'를 연재했고 2001년부터 6년간은 제주4·3연구소 사무처장을 지냈다. 2009년부터는 제주4·3평화재단에 몸담고 있다. 현재 4·3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으로 연말 퇴임을 앞둔 시인의 이력이 말해주듯 이번 시집은 4·3을 다룬 시편들로 열리고 산문으로 닫힌다.

'진혼서시'로 모은 시들엔 "까마귀 울음소리 가득한/ 사멸(死滅)의 시절"을 건넌 제주 사람들이 있다. "청춘의 나이가 죄가 되어/ 한시 하루 죽음의 두려움에 떨었"('키 커부난 죽언')고, "소리도 없고 총알도 없는/ 소리보다 무섭고/ 총알보다 날카로운/ 비정한 손가락총"('손가락총')은 애먼 목숨들을 앗아갔다. "죽었다가 살았다가 다시 죽은/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만도 못하던" 시절 "열여덟 의귀리 청년의/ 슬프고도 안타까운 이야기"('죽었다가 살았다가 또 죽었네')도 전한다. 시처럼 풀어낸 산문 '광대한 바다, 감귤의 고향-유년의 고향'에도 남원읍 태흥리 그 바닷가 너머 4·3의 기억이 흐른다. 도서출판 각.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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