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하수처리장 입구 봉쇄 3개월 만에 해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입구 봉쇄 3개월 만에 해제
월정리 주민, 진입로 막던 트랙터 철수
하수 찌꺼기 반출·처리 약품 반입 재개
  • 입력 : 2022. 02.17(목) 16:57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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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반대하는 월정리 주민들.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입구 봉쇄를 풀면서 하수 슬러지(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찌꺼기) 반출과 하수 처리 약품 반입이 3개월 만에 재개됐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월정리 주민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진입로를 가로 막던 트랙터를 지난 16일을 기해 철수했다. 진입로 봉쇄가 해제됨에 따라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은 이날 저녁부터 당일 발생한 하수 슬러지에 대해선 반출을 재개했다. 또 17일부턴 하수 정화에 필요한 약품 반입도 다시 이뤄졌다.

하수처리장 입구 봉쇄 사태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11월18일부 시작돼 3개월 여간 이어져왔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진입로가 막히자 임시 방편으로 입구 공터에 하수슬러지를 포대에 담아 야적했다. 그동안 공터에 쌓인 하수 슬러지는 1100포대 가량으로 무게로 따지면 600t에 달했다고 동부하수처리장은 밝혔다. 하수슬러지가 쌓이면서 악취가 풍기고, 약품 반입 중단으로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일도 발생했다. 도 상하수본부는 현재 공터에 쌓여 있는 기존 하수슬러지에 대해선 처리 업체와의 계약을 거쳐 3월 이후 반출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장 운영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주민들이 동부하수처리장 입구 봉쇄 조치를 조건 없이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월정리 측은 조건부라고 주장했다.

김창현 월정리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하수처리자 증설 공사용 차량이 드나드는 일이 없는 등 주민 몰래 공사를 강행하지 않는 조건 아래 입구 봉쇄를 푼 것"이라고 말했다.

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주민들과 상생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다만 증설 공사는 안정적인 하수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증설사업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의 1일 평균 하수 처리량이 1만 1595t으로 처리 용량의 96%에 육박하자 시설을 2만4000t 규모로 증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하수처리장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천연기념물인 월정리 용천동굴 위에 세워져있다며 증설 시도를 중단하는 한편, 더 나아가 하수처리장을 철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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