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확진에 온 가족 비상… "재택치료 어떻게 하나요"

아이 확진에 온 가족 비상… "재택치료 어떻게 하나요"
코로나19 확진 어린 자녀 둔 부모들 걱정
격리생활 사실상 불가능해 추가감염 우려
"재택치료 생활수칙 지키고 증상 잘 살펴야"
  • 입력 : 2022. 02.23(수) 16:57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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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재택치료관리팀. 연합뉴스

"아이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니 어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두 아이 엄마인 정모(36)씨는 최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13일 갓 8살 된 첫째 아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제주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양성 통보를 받은 날, 곧바로 '재택 치료'에 들어갔다. 하지만 약 처방부터 격리생활까지 쉬운 게 없었다.

다행히 아이의 증상은 심하지 않았다. 이틀 동안 여러 차례 체온이 39.5℃까지 올랐지만 해열제를 먹이며 열을 떨어뜨리길 반복했다. 미리 사놓은 해열제와 감기약이 있어 다행이었다.

열은 떨어졌지만 곧 인후통이 시작됐다. 약을 처방 받아야 했다. 아이가 확진된 뒤 제주보건소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에 나온 번호로 재택치료의료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잘 안 됐다. 대여섯 차례의 전화 끝에 문의에 성공했지만 비대면 진료와 약을 받기까진 여기저기 전화를 더 돌려야 했다.

정씨는 "센터에 전화하니 사는 곳과 가까운 병의원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막상 전화를 해 보니 초진인 경우 약 처방 받을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시 알아보니 제주의료원에선 초진이어도 진료가 가능하다고 해 전화로 증상을 말하고 지정해준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격리해서 돌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가족 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선 격리 생활이 필요했지만 아직 어린 아이를 혼자 두긴 어려웠다. 형에게 놀자고 다가가는 둘째를 막을 방법도 없었다. 그는 "더 이상의 추가 감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700명대에 달하면서 재택치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오늘(23일) 오전 11시 기준 도내 재택치료자는 7342명이다. 이 중에는 혼자 격리해 스스로 건강을 살피기 어려운 소아 확진자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주일(2월16일부터 2월22일까지)간 신규 확진자의 17.4%가 0~9세였다.

도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거세지면서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유독 걱정이 크다. 아이가 확진돼 재택치료를 해야 할 경우 사실상 격리가 쉽지 않은 탓이다. 지난 19일 둘째 아이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고모(35)씨는 "초등학교 4학년쯤 되니 방 한 곳에서 격리해 생활할 수 있었다"면서도 "식사를 비롯해 방 안에서 혼자 지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더 어린 경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 재택치료를 하기 어려운 어린 자녀가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가족 내 추가 감염을 막는 생활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제주보건소 재택치료관리팀 관계자는 "소아 확진자의 경우 혼자 격리되긴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 1명이 같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집 안에선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식사를 할 때도 밥을 먹는 사람을 제외하곤 모두가 마스크를 벗지 않는 등 생활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항상 변기뚜껑을 닫고, 양치질을 할 때 비말이 칫솔에 묻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칫솔은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며 "소아 확진자는 체온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비약으로 해열제 두가지(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와 종합감기약, 체온계를 구비해 두고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체온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의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등을 통해서 비대면 진료 받을 수 있다. 제주보건소 재택치료관리팀 관계자는 "일단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비대면으로 진료하고, 증상이 심해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역내 재택치료관리팀으로 연락하면 된다"며 "아이가 호흡이 심하게 불안정하거나 경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바로 119로 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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