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앞둔 제주양파 갈아엎는 '성난 농심'

수확 앞둔 제주양파 갈아엎는 '성난 농심'
무책임한 정부대책·불공정 유통구조 개선 성토
저장용 시장격리·산지폐기 보상… 차량 시위도
  • 입력 : 2022. 02.24(목) 13:36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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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가격 하락에 따른 정부 대책을 요구하며 트랙터를 투입, 내달 수확을 앞둔 양파를 갈아엎고 있다.

양파가격 폭락으로 위기에 처한 도내 생산농가들이 집단행동에 돌입, 수확을 앞둔 양파밭은 갈아엎으며 정부차원의 제대로 된 수급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단법인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는 24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소재 한 양파밭(3300㎡)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저장양파 수매시장 격리, 산지폐기,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집회 도중 양파밭을 트랙터 2대를 투입해 갈아엎으며 정부의 무책임한 대책에 대한 '성난 농심'을 표출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소비가 둔화됐음에도 수급조절의 의무가 있는 정부는 대응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수급조절용 9000t을 제외한 나머지 3만t 시장격리 ▷제주 조생양파 594만㎡(180만평)중 30% 산지폐기 ▷산지폐기한 양파 3.3㎡(평)당 1만2000원을 보상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가격 폭락으로 농민은 1㎏에 150원 미만의 가격으로 출하하는데 국민들은 2000원 이상을 주고 사 먹는 불공정한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라는 농민들의 요구가 묵살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도내 양파생산농가들이 24일 양파생산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소재 양파밭 인근에서 정부차원의 가격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양파밭 갈아엎기를 하는 제주양파생산 농민 일동도 이날 현장 집회에서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힘들다고 재난지원금을 4차례 지급할 동안 소비 감소로 힘든 농민은 재난지원금을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며 "주요 농산물에 대한 공공비축수급제 실시, 농산물 유통혁신 대책안 마련, 농업정책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현장에서 만난 송동훈씨(대정읍 동일리) "3월초부터 조생양파 수확이 이뤄지는데, 가격 폭락으로 힘들었던 3년전 '악몽'이 재현되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특히 인건비도 많이 올라 본전은 고사하고 모두 1만4850㎡(4500평) 양파밭은 모두 내손으로 갈아엎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집회에 이어 투쟁 깃발을 내건 차량 110대를 투입해 대정~고산~한경~애월~제주도청 구간에서 시위에 나섰고, 도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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