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마다 ‘제주 1위=당선’ 이번엔 깨졌다

대선마다 ‘제주 1위=당선’ 이번엔 깨졌다
초접전에 제주 대선민심 바로미터 ‘흔들’
이재명 52.59% 1위… 윤석열 48.61%에 그쳐
  • 입력 : 2022. 03.10(목)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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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17대 대통령 이명박, 18대 대통령 박근혜, 19대 대통령 문재인, 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당선돼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제주.

이번 제20대 대선에서 제주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위를 기록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패하면서 이같은 민심 바로미터 기록은 깨지게 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3대 대선때 노태우 후보를 시작으로 14대 김영삼 후보, 15대 김대중 후보, 16대 노무현 후보, 17대 이명박 후보, 18대 박근혜 후보, 19대 문재인 후보가 제주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각각 당선되면서 제주 민심은 전국의 민심을 가늠하는 정치 풍향계 역할을 했다.

앞서 2·3대(이승만)와 5·6·7대(박정희) 선거에서도 1위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12회에 걸쳐 실시된 대선에서 '제주 1위=당선' 등식이 성립됐다.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나머지 선거는 간접 선거로 치러졌다.

제주는 영남·호남·충청 등 지역주의로부터 자유스럽고, 서울과 한 시간 거리로 소통이 가능해 도시화 성향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대선 후보와 직접적인 연고도 없어 지역구도에 얽매이지 않고, 유권자 성향도 특정 정당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적은 편이어서 '한국판 뉴햄프셔'로 비유되고 있다.

역대 선거 자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직선제 개헌 후 처음 실시된 13대(1987년)인 경우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36.64%를 차지하며 당선됐다. 투표자 24만명이던 제주지역인 경우 노태우 후보는 12만표를 얻으며, 49.77%의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김영삼 후보는 26.78%, 김대중 후보는 18.6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종필 후보는 4.51%였다.

4년 뒤인 제 14대(1992년)는 3당 합당으로 단일후보가 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가 41.96%를 득표하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 투표인(26만여 명) 중 김영삼 후보는 39.9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대중 후보 32.92%, 정주영 후보 16.14%, 박찬종 후보 8.84%였다.

1997년에 치러진 15대 선거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수끝에 마침내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선거결과는 초박빙이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38.74%를,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40.27%였다. 두 후보간의 표차는 39만여표였다. 27만여명이 투표한 제주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11만여표로 10만표의 이회창 후보를 3.98%p 앞섰다. 서울지역 득표율(44.87%, 40.89%)과 똑같은 차이였다.

16대 선거는 제주가 정치풍향계임을 다시한번 입증한 사례였다. 제주에서 출발한 민주당의 후보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노무현 후보가 48.91%의 득표율로 46.58%의 이회창 후보를 제쳤다. 26만8000여명이 투표에 나선 제주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56.0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17대 선거에서 진보세력에 연거푸 정권을 내줬던 보수진영이 고지점령에 성공했다. 한나라당으로 나선 이명박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48.67%의 득표율로 26.14%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눌렀다. 제주지역은 25만2000여명이 투표한 가운데 이명박 후보 38.67%, 정동영 후보 32.69%의 득표율을 보였다.

제18대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가 대결을 펼쳤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51.55%, 문재인 후보는 48.02%를 기록했다. 제주지역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후보는 33만명의 투표인 중 16만6184표를 얻으며 50.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16만1235표로 48.95%였다.

제19대 선거에서는 18대 대선의 패배를 딛고 재도전을 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342만3800표(득표율 41.08%)를 기록해 785만2849표(득표율 24.03%)를 얻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눌렀다. 제주지역 특표율도 문 후보가 45.51%(16만9493표)로 18.27%(6만8063표)를 기록한 홍 후보를 앞섰다.

이번 제20대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개표결과(10일 오전 3시 90% 개표기준) 이 후보는 득표율 47.79%를 얻는데 그쳤으나 윤 후보는 48.61%를 득표해 승리했다. 제주지역 득표율은 이 후보가 52.59%로 윤 후보 48.61%를 앞섰다. 이로써 제주지역 1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공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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