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소리들 '위기의 계절'… "살려주세요"

제주 오소리들 '위기의 계절'… "살려주세요"
제주대 야생동물센터, 올무 걸려 신음 중인 오소리 구조
겨울잠 깬 굴 주변 올무(덫) 설치 등 불법포획 근절 안돼
  • 입력 : 2022. 03.10(목) 10:5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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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에 걸린 제주오소리.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

제주 오소리들에게 위기의 계절이 다가왔다. 올무(덫) 등을 통한 불법 포획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는 지난 7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야산에서 올무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제주오소리를 구조해 치료와 안정을 취하게 한 후 9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이 오소리는 굴 주변 길목에 설치한 올무에 몸통이 걸려 있었으며 동·식물 환경변화 조사요원들의 신고로 야생동물 구조팀이 현장 출동해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다행이 부상정도가 심하지 않아 박힌 올무 제거와 몸통 복부찰과상을 치료하고 안정을 취한 후 제주과학고 남쪽 산림에서 자연으로 돌아갔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2월 말 부터 겨울잠에서 깨어난 오소리가 밖으로 나오는 시기를 틈타 오소리 굴 주변에 올무나 창애 같은 포획도구를 불법 설치하는 행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봄이 '제주 오소리'게에는 잔인한 계절인 셈이다.

오소리 치료과정.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이러한 불법행위는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사항이 엄격히 규정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포획장비 설치나 밀렵행위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중산간 지역 지리에 밝고 불법 포획이 전문화 돼 이른 새벽 또는 늦은 저녁에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윤영민 센터장은 "밀렵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포상제도의 정착과 현장 중심의 상시 단속체계 확립, 유관기관 합동으로 야생동물 서식처를 보전하기 위한 밀거래 단속 및 불법 엽구 수거사업 등 지역 주민들과 연계한 특별 감시활동도 함께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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