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주 재택치료 산소포화도 측정기 공급 중단

[단독]제주 재택치료 산소포화도 측정기 공급 중단
중대본, 60~64세 집중관리군 몫 공급 중단 통보
중국 현지 생산 공장 확진자 발생 따른 폐쇄 여파
제주 재고 물량 1450개 불과…정부 '재활용' 권고
  • 입력 : 2022. 03.28(월) 16:2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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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포화도 측정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재택치료자에 대한 생필품 지급이 중단된 가운데, 재택치료자의 건강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마저 공급이 끊겨 방역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5일 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27일부터 산소포화도 측정기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해 산소가 우리 몸에 적정히 공급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의료 기기를 말한다. 산소포화도 수치가 90% 이하로 떨어지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호흡 곤란이 나타날 수 있어 긴급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역당국은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재택치료자 중 코로나19 집중관리군에게 지급해 건강 이상 유무를 살피고 있다. 집중관리군은 보건소가 실시한 유전자증폭(PCR)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 환자 또는 면역저하자를 말한다. 이중 정부가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60세~64세 환자에게 지급될 몫이다.

그동안 60세~64세 환자에게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만, 65세 이상 환자에겐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포함해 체온계, 해열제 등으로 구성된 재택치료키트가 지급됐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 남아 있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1450개에 불과하다. 최근 1주일 사이 도내에서 집중관리군이 하루 최대 700명 가량에서, 적게는 200명 가량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일 안에 남은 물량마저 동날 수 있다.

취재 결과 공급 중단 사태는 주요 조달처인 중국 현지 산소포화도 측정기 생산 공장이 확진자 발생으로 7일 간 폐쇄되며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일괄 구매해 전국 각 지자체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국내 생산 물량이 적은 탓에 주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산소 포화도 측정기를 수입해왔다"며 "중국 현지 공장 폐쇄로 수급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집중관리군 중 일부(60세~64세 환자)에 대해선 지자체 공급을 잠정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 공장의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 어떤 방식으로 공급을 재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책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중대본은 이번 고비를 넘기기 위해 각 지자체에 기존에 쓰던 것을 재활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방역 현장은 난색을 드러낸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존 재택치료자에게 지급된 것을 재활용하려면 공무원이 일일이 자택을 방문해 산소 포화도 측정기를 회수하고 소독해야 하는데, 소독 한다해도 그중에서 얼마나 실제 재활용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며 "(회수·소독에)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실제 재활용률이 떨어진다면 효용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도는 재택치료자가 폭증하자 지난달 25일부터 생필품 지원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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