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토피아 공공도로 8년 만에 '도민 품'

비오토피아 공공도로 8년 만에 '도민 품'
2014년부터 차단기 등 설치해 출입 막아
원상회복 명령에 불복해 소송 제기했지만
항소심까지 패소하며 지난 25일 자진철거
  • 입력 : 2022. 04.26(화) 11:2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 공공도로에 차단기와 화단을 설치, 도민의 출입을 제한한 '비오토피아' 입주민들이 8년 만에 시설물을 자진 철거했다.

26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25일 서귀포시 안덕면 소재 고급 주거단지인 비오토피아 진입로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경비실과 차단기, 화단이 주민회에 의해 철거됐다.

이번 논란은 비오토피아 주민회가 지난 2014년부터 단지 진입로에 차단기와 화단 등을 설치해 외부인 출입을 막으면서 촉발됐다. 비오토피아 단지 내 도로는 SK핀크스가 조성해 기부채납 한 공공도로인데, 주민회 측은 주택 담장이 없거나 매우 낮아 외부인이 통행하면 사생활과 안전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수년째 외부인 출입을 막은 것이다. 이로 인해 관광객과 도민은 각 진입로에서부터 비오토피아 주택 단지까지 이어지는 약 8㎞의 공공도로를 자유롭게 통행하지 못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귀포시는 지난 2020년 2월 경비실과 차단기, 화단을 모두 철거하라며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지만 주민회가 소송으로 맞대응 해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2심까지 서귀포시가 승소했으나 최근 주민회가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지난 2월 17일, 3월 4일 4월 14일 세 차례에 걸쳐 비오토피아 주민회 측에 무단 설치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철거한다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고, 결국 비오토피아 주민회는 지난 15일부터 철거를 시작, 10일 만에 작업을 완료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번 철거로 해당 도로는 누구나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22일 1심 재판부(제주지법 제1행정부)는 "원고(주민회)는 시설물을 철거하게 될 경우 일반 공중의 통행으로 인해 주택단지 입주민들의 평온과 안정을 해치게 되고, 사생활 보호도 취약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입주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폐쇄적인 '주거의 평온과 안정, 사생활의 보호'라는 것이 결국 불법적인 행위(도로법 위반)를 통해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21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