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등봉 민간특례개발사업 자본조달 계획 미흡 논란

오등봉 민간특례개발사업 자본조달 계획 미흡 논란
원희룡 "오등봉, 자본조달 평가해 선정"…타당성 조사선 '미흡'
"자기자본 4.1% 비정상적 낮아…정부 추진 민간사업 15% 이상"
  • 입력 : 2022. 04.30(토) 14:5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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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주지사 시절 오등봉 개발사업 민간 특혜 의혹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일 제주시 오등봉공원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추진한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사업에 대해 '자본조달 능력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자의 재원 조달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 후보자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등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타당성 조사에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리헌기술단의 자기자본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 최종 사업자에 선정된 이유'를 묻자 "주간사인 호반건설 위주로 자본조달 능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확보한 호반건설 컨소시엄 사업제안서와 사업제안서 타당성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연구원은 리헌기술단 뿐 아니라 이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제안서의 재원 조달 계획 자체를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 컨소시엄은 재원 조달액을 2천422억5천만원으로 추정하고 이중 100억원을 자기자본(4.1%)으로, 나머지 2천322억5천만원(95.9%)을 타인 자본으로 각각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의 각 출자액은 호반건설 30억원(30%), 청암기업 24억원(24%), 리헌기술단 21억원(21%), 대도종합건설 15억원(15%), 미주종합건설 10억원(10%) 등이다.

이에 대해 제주연구원은 타당성 검증 보고서에서 "자기자본 조달 비율 4.1%는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민자사업은 일반적으로 건설 기간 자기자본 비율을 15%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1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리헌기술단에 대해 "최근 2년간 영업활동으로 조달된 현금이 없고 2018년 말 현재 여유자금도 없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컨소시엄은 사업 제안서에서 타인자본 조달 계획에 관한 공모지침에 따라 대출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KB국민은행 구조화금융부장 명의의 공문을 제안서에 첨부했으나 이자율, 대출 기간, 상환 방법, 수수료 등이 주요 금융 조건이 추후 협의로 돼 있고 대출 전제조건도 추상적으로 돼 있다"며 "이 공문을 대출확약서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원 조달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재원 조달 계획이 제시돼 있지 않다"며 "예비재원 조달계획으로 추가 투자확약서를 첨부했으나 현재 대규모 추가 출자가 어려운 회사가 존재하며 향후 추가 출자가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야 된다는 점에서 추가 투자확약서만으로는 예비 재원 조달계획이 적정하게 수립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자금 조달계획이 미흡한데다 제출해야 할 타인자본 대출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제안서에 '대출확약서 확보'라고 기재했다"며 "도가 이를 알고 제안서를 받았다면 특혜, 몰랐으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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