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한·미FTA 발효 후 10년차인 2021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이 발효 전 대비 평균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단가 상승에도 수입량이 발효 전 평균 대비 300% 가까이 증가할만큼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한·미 FTA 10년, 농식품 교역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FTA 이행 10년차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103억2000만달러로 발효 전 평균 대비 73.8% 증가했고, 대미국 농축산물 수출액은 12억6000만달러로 214.7% 증가하며 90억5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발효 전 55억4000만달러에서 발효 1년차(2012년) 60억6000만달러, 5년차(2016년) 61억7000만달러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치즈의 수입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쇠고기 수입량은 FTA 발효 전 평균 6만6000t에서 발효 10년차엔 25만9000t으로 293.5% 증가했다. 수입단가가 발효 전 ㎏당 5.4달러에서 발효 10년차 8.38달러로 상승했지만 국산 한우가격 상승과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하는 심리 완화 등으로 가정내 수요 증가로 수입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FTA 발효 전 평균 14.3%에서 2021년엔 33.7%로 상승했다. 반면 국내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기간 41.2%에서 34.3%로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FTA 발효 10년차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15만8000t으로 발효 전 평균 대비 46.0% 증가했다. 수입단가는 발효 전 ㎏당 2.44달러에서 지난해 3.28달러로 상승했다. 미국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FTA 발효 전 평균 10.3%에 지난해 10.9%로 소폭 상승했다.
FTA 발효 10년차 미국산 치즈 수입량은 6만8000t으로 발효 전 평균 대비 326.0%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치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발효전 19.5%에서 지난해 33.8%로 확대됐다.
미국산 오렌지(신선) 수입량은 2021년 10만t으로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4.0% 증가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FTA 발효 전 평균 12.3%에서 발효 첫해 20.2%, 2016년 19.2%를 나타내다 지난해 13.8%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산이 수입되는 시기인 3~4월 초 제주산 만감류와 온실딸기 등 고품질 과일과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FTA 체결에 따른 주요 품목별 수입량 증가에도 만감류, 딸기, 샤인머스캣과 같은 국내산 과일·과채류의 품질이 향상되고, 소비자 기호를 맞춘 농축산물이 출하되면서 국내산 농축산물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품목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생산자단체나 관련 기관의 연구·개발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