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판 제이미 바디가 제주에…"

"K리그판 제이미 바디가 제주에…"
실력으로 입증하고픈 K리그4 출신 제주Utd 김범수
영입 발표 날 선발 출장 실력발휘… 동화같은 이야기
고교 졸업 후 입대·하부리그 전전하다 전격 스카우트
  • 입력 : 2022. 06.23(목) 11:38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2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2022 17라운드 제주와 대구의 경기에서 제주의 김범수가 대구의 정태욱의 수비를 뚫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의 '늦깎이 신화' 주인공인 제이미 바디(?)가 제주에 나타났다. K리그1 제주유나이티드의 김범수(22)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야말로 깜짝발표에 깜짝 출장이었다. 제주는 지난 21일 K리그4 소속 서울중랑축구단에서 활약했던 미드필더 김범수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DGB대구은행파크에서에서 열린 K리그1 2022 17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범수가 누구야?"라며 제대로 신원확인도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그것도 선발출장이어서 더욱 그렇다.

 김범수는 이날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은 36분. 그렇지만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입증했다. 김범수가 돌파 플레이를 할때 대구 홈 팬들조차 함성을 질렀다.

 이날 한 경기로 선수를 평가할 순 없지만, 스피드 하나로 대구 수비진을 당황케한 장면은 김범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는 현장의 목소리까지 전해졌다.

 김범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22세의 어린 나이에 조기축구회 성격의 K리그7에서 K리그1로 순식간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제주는 오피셜 자료를 통해 김범수를 "사동초-덕계중-JSUN FC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갈고 닦았다.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와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주며, 골 찬스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까지 갖췄다"라고 소개했다. 남기일 감독이 발굴한 원석이라는 정도였다.

 그런데 김범수의 이력을 보면 축구팬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클럽축구팀에서 기량을 키운 김범수는 고교 졸업 후 갈 곳이 없었다. 프로 입문과 진학 모두 어려웠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군입대뿐이었다. 2019년 육군으로 입대한 김범수는 6군단 예하 5기갑여단에서 몸을 만들며 축구선수로의 기본을 갖춰나갔다.

 김범수 제대 후 K5리그(5부)인 동두천 원팀과 조기축구회 형태인 K7리그 동두천 TDC를 거쳐 지난해 여름부터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에서 뛰었다. 그러다가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R리그(2군) 입단 테스트 등 몇 차례 검증을 거쳐 제주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3부리그와 2부리그를 건너뛰고 곧바로 1부팀에 입단한 무명의 신인이 동화 같은 스토리를 현실로 바꿔놓을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기일 감독은 대구와의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능력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다음 경기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앞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김범수에 대해 언급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52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