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민선 8기 출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듣는다

[특별대담/ 민선 8기 출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듣는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난개발 등 폐해… 변화 맞게 궤도 수정"
  • 입력 : 2022. 07.04(월) 00:00
  • 고대로·강다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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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취임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한라일보와의 대담을 통해 제주미래 청사진과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 등을 밝히고 있다. 이상국기자

"근로자 전국 평균 임금 도달·15분 도시 조성 등 노력
산남과 산북 등 균형 발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필요
1차산업 정책의 대전환… 안정된 소득보장 체계 완성"


[한라일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지난 1일 '도민정부 시대'를 개막했다.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를 슬로건으로 내건 오영훈 제주도정은 '도민의 눈높이에서, 도민을 위한, 도민에 의한, 도민을 향한, 도민이 주인 되는 진정한 도민 정부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한라일보는 이날 취임한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집무실에 만나 제주 현안에 대한 해법 등을 들어 보았다.



▶오늘 아침 식사와 기분은= 아침에 된장국에 보말 무침을 먹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여명을 보면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취임식장으로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을 선택한 이유는= 제주 역사의 중심적 위치다. 탐라 개벽신화를 품고 있는 삼성혈과 제주의 전통과 민속, 자연사를 내포하고 있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해상강국 탐라시대 등 조상들의 정신을 계승해서 탐라역사박물관으로 보완돼야 한다. 그런 의미 등을 감안했다.

▶민선 8기 제주도정 운영방안은= '민선 8기 도민도정'은 제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뤄낼 도민도정은 도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천적 실용주의'를 첫 번째 기조로 삼았다. 도민들에게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가져다줄 '도민 중심 민주주의', 미래 경쟁력인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는 지속가능한 '그린 도정'도 도민도정의 정책 방향을 마련해줄 기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주 공동체의 아름다운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신(新)수눌음 공동체 도정'을 도민도정의 기조로 제시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도정 현안과 해결 방안은= 코로나19 피해 민생경제 안정화와 '신3고' 경제 위기를 감안해 취약계층의 생활안정 지원 등에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제주도의회 승인을 받아 하루빨리 집행할 수 있게 85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코로나19 피해와 '신3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안정화, 도민 일상 회복, 취약계층 생활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추경을 편성하겠다.

▶일부에서 국제자유도시 폐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의 미래 비전은= 제주국제자유도시 방향에 대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외자 유치와 이를 통한 대규모 관광 개발에 중점을 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전략에 힘입어 관광산업이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와 과잉 관광으로 인한 폐해 등 부작용이 크다.

성장 결실이 도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살펴야 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춰 방향을 바꿔야 한다. 도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방정부로 이끌어가겠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가장 걸림돌은= 도민 의견 수렴 과정에 행정안전부 설득의 어려움과 함께 임기 중 두 차례의 주민투표(기초자치단체 신설·기관구성 결정)에 따른 도민 피로감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내년 6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는 제주와 달리 기초자치단체를 유지하게 돼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설득 논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주민투표는 특별법 발의안 심사 시 '기관 구성에 관한 선택은 조례에 의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해 원샷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는 4개 시군의 부활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5~6개의 새로운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미 지방자치법에는 기관 구성 형태를 달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제주특별법에서는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법적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법률 개정을 근거로 취임 후 2년 내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2026년부터는 제주도에 새로운 기초자치단체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는=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재작성해 제출하면 환경부가 그에 대해 판단을 할 것이다. 환경부의 판단이 정책 결정의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그 이전에라도 국토부와 협의할 게 있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것이다. 제주도지사가 갖고 있는 법적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발휘할 수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겠다. 아직은 제가 그 권한을 행사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제주도민의 자기 결정권 보장이다. 앞으로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 도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놓고 판단을 하겠다.

▶제주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은= 1차산업과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제주도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지리적 여건상 2차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신산업 육성도 걸음마 수준이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역외 유출 현상이 심각하다. 상장기업 20개를 육성·유치해 안정적이고 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도록 하겠다.

도내 유망 향토기업을 상장기업으로 육성하고, 신산업 관련 수도권 유망 이전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실제 선거 기간 만나본 회사 중 한 농업회사 법인은 상장을 준비 중이었고, 방송 콘텐츠와 게임 산업 분야에서도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가 있었다. 경제 생태계 변화 흐름을 읽어내고 현재 지원 중인 정책을 조금만 뒷받침한다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차산업 분야 육성 방안은= 제주형 농수산물 가격안정제와 함께 친환경 및 그린농업 기반을 확대하려고 한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등 농업인 인력 지원과 함께 농산물 물류체계의 고도화도 추진하겠다. 탄소중립 및 환경친화적 축산업을 육성해 축산업의 미래를 열겠다. 해양자원 보호 및 바다 자치권 확보와 함께 수산업의 스마트화 및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나서겠다.

▶민선 8기 제주도정 4년 후 모습을 그려달라= 2020년 기준 제주 근로자 평균 연봉은 전국 평균(3830만 원)보다 560만 원이 적고,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가장 낮은 3270만 원 수준이다. 4년 후에는 제주 근로자들이 전국 평균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청년들이 제주에서 취업과 창업을 하고, 고향을 등진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세상을 맞이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4년 후 제주 전역에 새로운 형태의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주민들이 직접 시장·군수를 선출하고, 예산 편성 등 행정 집행 과정에도 참여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도민들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15분 도시가 조성돼 도민 모두가 편안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어려운 시기에 도지사에 취임하게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저에게 주어진 임무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도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가슴에 새기고 또 명심해 도정 현안을 해결하고 엄중한 현실에 대처해 나가겠다. 제주도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방정부로 이끌어가겠다. 변방의 1%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주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도민들께서도 저 오영훈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여정에 동참해 도민정부의 주인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대담=고대로 정치부국장, 정리=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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