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민선 8기 제주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4일 개원사를 통해 연구·노력하는 도의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의원들간의 경쟁과 협력속에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도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도의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으나 '헛구호'로 전락하고 있다.
■ 공개해온 상임위 예산안 계수조정안 비공개 '나눠먹기' 의혹
지금까지 공개해 온 예산심사 자료를 비공개하는가 하면 도의원들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제주의 미래를 만든다는 각오로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하지만 일부 초선의원들의 수준이하 질의가 남발하고 도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일까지 터져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2022년도 제1회 제주특별자치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고 계수조정을 완료했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는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계수조정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결위는 28일 제1회 추경안 계수조정을 마무리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재선의 전직 도의원은 "지금까지 상임위별 계수조정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면서 "밀실에서 의원들끼리 예산을 나누어 먹은 것이 아니라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회식자리 동료의원간 폭행사고.. 윤리특위 조사 외면
일부 초선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도 도의회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
최근 제주시내 모식당에서 가진 도의원들의 회식자리에서 초선 A의원이 동료 초선의원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하지만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달 열린 제주자치도 업무보고자리에서는 한 초선 의원이 집행부를 향해 호통을 치거나 다른 초선 의원들은 이미 해결 방안이 제시된 현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질의도 반복됐다.
익명의 한 공직자는 "의원들이 집행부의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어느 정도 현안을 학습해야 하는데 일반인 수준의 질의만 남발했다"면서 "예전에는 초선의원들이 모여 밤 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이 잘 안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 관계자는 "20일 회식때 언쟁과 멱살잡이는 있었으나 동료의원이 곧바로 말려서 폭행은 없었다. 의원이 앉았다가 일어서는 와중에 무릎이 테이블에 걸려 식탁위 집기가 떨어지며 어수선한 상황은 맞지만 곧 다른 의원들이 말렸다. 그리고 비회기때도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의원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