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환경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은 독이다

[김정도의 현장시선] 환경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은 독이다
  • 입력 : 2022. 09.16(금) 00:00
  • 김채현 기자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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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제주에서 때아닌 재생에너지 공급 논란이 한창이다. 추자도에서는 무려 3GW에 달하는 풍력발전시설을 해상에 건설한다고 하고 남원읍 수망리에는 마라도 3배 면적의 녹지와 숲을 밀고 태양광 패널을 깔겠다고 한다. 둘 다 재생에너지를 발전원으로 하는 발전시설인데 기후위기 시대에 환대를 받아야지 왜 반대와 사회갈등이 생기는 것일까?

일단 이번 사업의 핵심적 문제는 사업이 과연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환경친화적인 사업이냐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추자도 풍력발전이나 수망리 태양광발전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일단 추자도의 경우 사업규모만 400㎢로 추자도 면적의 60배에 달한다. 사실상 추자도 전체를 둘러싸는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추자도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황금어장에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대규모 해상공사에 따른 해양환경영향, 철새이동경로를 방해하는지 여부, 해양포유류에 미치는 소음피해 등 많은 문제가 상존한다. 특히 건강한 바다생태계가 중요한 탄소흡수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규모 해상공사를 통해 거대한 풍력발전단지를 세우려는 계획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수망리 태양광발전시설도 앞선 논란과 다르지 않다. 사업부지 전체 면적은 233만㎡에 개발부지만 81만㎡에 달한다. 사업이 시행될 경우 3만8000여 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상황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나무를 더 심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 무려 3만그루가 넘는 나무가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숲과 녹지가 탄소흡수원으로서 얼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몰라서 이러는 것일까? 숲과 녹지가 사라진다는 것은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생물종다양성이 높은 숲과 녹지일수록 탄소흡수능력이 더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로 증명돼 왔다. 그런데 이렇게 건강한 숲과 녹지를 없애고 태양광 패널로 뒤덮는 것이 과연 탄소중립을 위한 일인가 아니면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일인가?

기후위기는 이미 기후재난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매년 폭염, 가뭄, 폭우, 태풍으로 발생하는 피해규모와 사회적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주의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기반하는 동식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망적인 수준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은 시급히 필요한 정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기후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이 도리어 탄소중립을 역행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형태가 돼서는 곤란하다. 건강한 자연생태계 스스로 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보전하고 가꿔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이번 문제를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이라는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우를 범하지 않고 충분한 소통과 논의로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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